[문학의 향기] 소리계단

피앤피뉴스 / 2024-07-04 16:34:06
소리계단
 

 

이현실


뉴욕 그랜드센트럴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면
부드러운 선율이 발목을 휘감는다
시간도 잠시 쉬어가는 층계참
금발의 남자와 바이올린이 종종걸음을 붙잡는다
이곳은 소리계단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엉킨 걸음이 풀리고
다급한 출근길도 느긋하다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소리의 페이지에
그리운 이름이 생각난다
얼마나 많은 슬픔이 쌓여
악기도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까
잔잔하게 파고드는 그 떨림에
굳은 표정이 풀리고 마음이 헐렁해지는 시간
계단을 타고 줄지어 흘러가면
소리를 파는 사내가 우듬지에 살고 있다 

 

이현실 작가
한국예총「예술세계」수필 등단(2003) 「미래시학」시 등단
시집「꽃지에 물들다」「소리계단」「챗-GPT에 시를 쓰지 않는 이유」
수필집 「그가 나를 불렀다」외 1권. 공저「3인의 칸타빌레」외 100여 권
현 계간「미래시학」주간. 도서출판「지성의 샘」주간
한국농촌문학상. 국가보훈콘텐츠 공모 수상. 둔촌이집문학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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