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새마을금고 감독권 이관 논의에 부쳐

피앤피뉴스 / 2026-08-26 12:05:30
“새마을금고 감독권 이관 논의에 부쳐”

 

 

 


▲최창호 변호사
1. 새마을금고 감독권 이관, ‘단칼 처방’보다 ‘실질적 협력’이 답이다

새마을금고의 감독권을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금 금융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는 단순히 어느 부처가 주도권을 갖느냐의 문제를 넘어, 국가의 금융시장 안정 책무와 서민금융의 자율성 보호라는 두 가지 법리적 가치가 충돌하는 현안이다.


2. 금융 안정의 책무와 서민금융 자율성의 충돌

새마을금고는 지난 수십 년간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서 풀뿌리 경제를 떠받쳐 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단일 금고의 건전성이 금융권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헌법 제120조와 제123조가 명시한 ‘국가의 균형 있는 국민경제 발전과 서민금융 지원, 금융시장 안정을 통한 국민 재산권 보호 책무’가 올바르게 이행되고 있는지 질문이 던져진 셈이다.

현재 새마을금고법상 주무관청은 행정안전부다. 설립 인가부터 지도·감독, 정관 승인, 행정처분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권한을 가진다. 반면 금융당국은 행정안전부의 요청이 있을 때만 보조적으로 공동 검사에 나설 수 있다. 신협·농협·수협 등 다른 상호금융기관이 사업 주무부처와 별개로, 신용사업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의 감독과 건전성 규제를 받는 구조와 대비된다. 행정조직법상 ‘전문성과 효율성에 따른 권한 분배 원칙’ 관점에서 볼 때, 동일한 금융업을 영위함에도 전문 감독기관의 직접 지휘를 받지 않는 구조적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3. 일방적 부처 이관이 가져올 구조적 한계와 부작용

그러나 감독권의 단선적 이관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헌법상 과잉금지원칙(비례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 볼 때 일방적 규제 이관은 상당한 부작용을 야기한다.

첫째, 설립 취지의 훼손이다. 새마을금고는 상부상조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개발과 서민 자립을 위해 출발했다. 이윤 극대화가 목적인 상업은행과 달리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데 존재 이유가 있다. 감독 역시 단순한 건전성 잣대를 넘어 지역 진흥이라는 포괄적 행정 목적과 연계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협동조직으로서의 자율성 위축이다. 새마을금고는 회원의 출자금과 민주적 의결권으로 운영되는 자치 조직이다. 건전성 중심의 고강도 금융 규제만 일률적으로 대입할 경우 협동조합 특유의 자율성과 경제적 자치권이 크게 침해받을 수 있다.

셋째,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 저해다. 시중은행이 철수하는 소도시나 고령화 지역에서 새마을금고는 실질적인 포용금융 창구 역할을 해왔다.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만을 잣대로 삼는 일률적 감독체계가 도입되면 신용도가 낮은 소상공인과 서민에 대한 대출 문턱이 높아져 이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위험이 크다.

넷째, 업무영역의 특수성에 따른 부작용이다. 새마을금고의 업무는 예·대출 등 신용사업에 국한되지 않으며, 지역 사회공헌, 문화·복지 지원 등 비금융 영역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금융당국의 규제 틀만으로는 이러한 포괄적 지역 공동체 지원 기능을 종합적으로 지도·감독하기 어렵다.


4. 행안부의 정체성과 금융당국의 전문성을 결합해야

행정안전부와 금융당국 간 법정 협의체를 신설하고 공동 검사를 정례화하는 등 협력체계를 견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자율성을 지키면서도 감독의 실효성을 극대화하는 길이다.

새마을금고 감독권 개편의 본질은 균형에 있다. 일방적인 권한 이관이라는 단칼식 처방보다는, 행정안전부의 지역 정책적 시각과 금융당국의 건전성 감독 전문성을 결합하는 실용적인 협력 감독 모델을 법제화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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