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사회가 보다 섬세해지고 있다. 남성이 다수였던 공직사회에 2017년 ‘여초(女超)시대’가 열린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행정부 국가공무원 중 여성공무원 비율이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초과했으며, 남성공무원 육아휴직도 처음으로 20%대에 도달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2017년 말 기준 행정부 국가직 여성공무원 수는 329,808명으로 전체(656,665명)의 50.23%를 기록했다.
여성공무원 비율은 30년 전인 1987년 25.2%에 불과했으나 이후 1997년 32.4%, 2007년 45.2%로 높아졌고, 급기야 2017년에는 50.2%로 남성공무원을 추월하였다. 이는 국가직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여성 합격률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국가직 9급 공채 최종합격자(5,002명) 성별 분포를 보면 여성은 53.9%에 해당하는 2,695명이 합격하여, 지난 1996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더욱이 올해 국가직 9급의 경우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적용으로 추가합격한 46명 중 여성은 12명에 불과했던 반면 남성은 34명으로 약 3배 가까이 많았다. 또 5급 이상 일반직 여성공무원도 30년 전인 1987년 0.5%(61명)에서 2017년 19.8%(5,034명)로 높아졌다.
특히 그동안 업무의 특성상 남성 공무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특정직에도 여풍이 불기 시작했다. 경찰공무원은 30년 전인 1987년 여성이 1.2%(818명)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10.7%(13,558명)로 높아졌다. 또 1987년 단 한명도 없었던 여성 검사는 2017년 29.4%(613명)으로 급증했다. 소방공무원 역시 1987년에는 여성이 없었으나 2017년 기준 22명(3.9%)로 집계됐다.
교육공무원은 30년 전인 1987년 여성이 39.8%(94,324명)에서 2017년 71%(257,232명)으로 증가하여 여초 현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공무원의 4급 및 5급 승진 비율도 지난 10년간 약 2.8베 증가했다. 4급으로 승진한 여성 비율은 2007년 6.1%에서 2017년 17.2%로 상승했으며, 5급으로 승진한 여성 비율은 2007년 8.5%에서 2017년 24.6%로 높아졌다.
공직사회에 여성 비율이 증가한 것과 발맞춰 남성들의 육아휴직 비율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육아휴직 인원(교원 제외) 중 남성공무원은 2009년 386명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1,885명으로 약 4.9배 증가하는 등 처음으로 20%를 넘겨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남성공무원의 육아휴직 비율은 2009년 11.5% 2010년 10.6%, 2011년 11.9%, 2012년 11.3%, 2013년 13.2%, 2014년 14.5%, 2015년 15.9%, 2016년 18.9%, 2017년 22.5%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는 분위기와 더불어 정부도 여성 관리자 임용확대 정책을 지속적 추진 결과 여성 공무원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정부는 여성 공무원의 증가 추세에 맞춰 일과 가정의 양립지원을 위한 육아휴직제도 개선 방안 등 다양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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