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 응시횟수 합격률 ‘쉬쉬’, 민감한 사안?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올해 실시된 제5회 변호사시험에는 이른바 ‘변시 낭인’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변호사시험법 제7조(응시기간 및 응시횟수의 제한)에 따르면, 변호사시험은 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달의 말일부터 5년 내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로스쿨 1기생(2009년 입학자) 가운데 올해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여 불합격한 인원은 더 이상 응시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럼 첫 변시 낭인은 과연 몇 명일까?’에 대한 물음표가 달린다. 이 물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응시횟수에 따른 합격률을 확인하면 된다. 법무부는 지난 4번(1~4회)의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응시횟수에 따른 합격률을 공개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4번의 합격자 발표와 달리 응시횟수에 따른 합격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변시 낭인’은 사시존폐와 맞물려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법무부 법조인력과 관계자는 고시위크와의 통화에서 “응시횟수에 따른 합격률을 공개할지 여부를 놓고 내부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또 예년과 달리 발표를 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논의 후 최대한 빨리 공개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즉, 법무부가 자료 공개를 놓고 유독 조심스런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학계와 일부 언론보도(OBS)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으로 시험에 응시한 로스쿨 1기생은 107명이었으며, 이중 13명만이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응시자 가운데 94명이 변시 낭인인 셈이다. 이에 대해 법조인력과 관계자는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인원은 법무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통계자료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난감해 했다.
올해 첫 발생한 변시 낭인은 사법시험 제도 하에서의 고시낭인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며, 이런 변시 낭인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2016년도 제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1,581명으로 결정됐다. 법무부는 지난 21일 올해 시험에 응시한 2,864명의 수험생 가운데 55.2%에 해당하는 인원이 합격했다고 밝혔다. 올해 합격률(응시자대비)은 지난해 61.1%에 비하여 5.9%p 낮아진 수치를 기록하였다. 또 올해 합격자는 입학정원(2,000명)대비 79.05%를 기록, 전년대비 0.8%p 높아졌다. 이로써 총 5번에 걸쳐 실시된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응시자대비)은 제1회 87.15%를 기록한 후 제2회 75.17%, 제3회 67.63%, 제4회 61.11%, 제5회 55.2%로 낮아지게 됐다.
올해 합격자 결정에 대해 법무부는 기존 합격기준과 유사하게 ‘원칙적으로 입학정원(2,000명) 대비 75%(1,500명) 이상을 기준으로 하되, 기존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수·합격률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하였다고 설명했다.
합격기준 점수는 총점 862.37점으로 지난해(838.50점)와 비교하여 23.87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합격기준 점수는 2012년 720.46점, 2013년 762.03점, 2014년 793.70점, 2015년 838.50점, 2016년 862.37점으로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성별분포는 남성이 59.38%(939명)으로 여성 40.61%(642명)보다 약 20%가량 높았다. 올해 여성 합격자 비율은 전년대비 2.33% 하락하였다. 전공별 현황으로는 법학전공자가 58.57점을 기록하여 지난해와 보합세를 이루며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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