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류재윤 교수팀, 유기 전기합성의 ‘숨은 변수’ 규명

마성배 기자 / 2026-10-01 14:37:49
전극 간격과 전해액 흐름을 조절해 목표 생성물 선택성 약 16%에서 97%로 향상
과산화물 산화제 없이 산소와 전기로 락톤·에폭사이드 합성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게재
▲국소 pH 제어를 통한 ε-카프로락톤 전기합성을 형상화한 이미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류재윤 교수 연구팀이 전극 주변의 미세한 산성도인 ‘국소 pH’를 제어하여, 산소와 전기를 이용한 유기 화합물 합성의 효율과 선택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기 전기합성은 외부 산화제나 환원제 대신 전기를 이용해 화합물을 만드는 지속 가능한 화학 공정이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전압, 전극 재료, 전해질 조성 등 용액 전체의 조건을 최적화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연구팀은 실제 분자가 전자를 주고받는 전극 바로 주변의 미세한 환경(국소 pH)이 합성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임을 규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용액 전체가 중성인 상태에서도 전기분해 시 음극 주변은 강염기성(pH 11), 양극 주변은 강산성(pH 2.5)을 띠게 된다. 이처럼 극단적인 환경에서는 활성 산소종의 공급이 줄고 생성된 물질의 분해가 촉진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극 사이의 간격을 좁히고 전해액이 전극 사이를 흐르도록 하는 새로운 반응기를 설계했다.

양극과 음극의 상반된 국소 환경을 상쇄시켜 극단적인 pH 편차를 줄이는 원리다. 제어 효과는 정량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폴리우레탄의 원료로 쓰이는 '락톤' 합성을 위한 바이어–빌리거 산화 반응에 적용한 결과, 목표 생성물의 선택적 확보 비율이 약 16%에서 97%로 대폭 상승했다.

또한, 전해액의 유속을 높일수록 단위 시간당 생성량이 최대 14배 증가했으며, 전극 간격을 20mm에서 4mm로 좁혔을 때 생성 속도가 약 2.2배 빨라졌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위험한 과산화물 산화제를 첨가하지 않고도 18종의 케톤 화합물로부터 락톤을 합성해 냈다.

특히 의료용 소재 원료인 ε-카프로락톤은 82%의 높은 수율로 얻었으며, 접착제와 코팅재 원료인 에폭사이드 합성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해 성공적인 결과를 확보했다.

연구를 총괄한 류재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숨은 변수였던 전극 주변의 ‘국소 pH’를 제어 가능한 설계 원리로 바꾼 성과”라며 “효율적인 전기합성을 위해서는 반응 기질뿐 아니라 분자가 반응하는 미세 환경까지 설계해야 함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상온·상압에서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고부가가치 의약·정밀화학 중간체를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지속 가능한 친환경 공정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JAC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 민성현·이정훈 석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김한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한국연구재단과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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