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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준 변호사 |
재화나 용역의 실제 공급 없이 거짓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거나 거짓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는 행위가 반복된 경우, 이를 개별 범죄의 실체적 경합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포괄일죄로 평가할 것인지는 공소시효 산정, 공소장변경의 허용 범위, 나아가 선행 확정판결의 기판력(면소 판결 여부)을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다. 특히 거짓세금계산서 발급행위와 수취행위가 혼재되어 있거나 복수의 사업자 명의가 사용된 사안에서 죄수(罪數) 판단과 기판력의 한계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므로, 관련 법령 체계와 기본 죄수 구조, 유형별·쟁점별 판례 법리, 당사자 논증의 강·약점 및 실무적 시사점을 순서대로 검토한다.
2. 법령 체계 및 기본 죄수 구조
가. 처벌 규정의 이원적 구조
세금계산서 관련 범칙행위의 처벌 체계는 기본 처벌 규정인 조세범 처벌법과 가중처벌 규정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의 이원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는 행위(제1호),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하는 행위(제3호) 등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실제 거래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거짓 증빙의 발급·수취 및 합계표 제출 행위 자체를 독립된 구성요건으로 삼아 부가가치세 과세질서의 기반을 보호하는 구조이다.
반면 특가법 제8조의2 제1항은 ‘영리의 목적’으로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및 제4항 전단의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세금계산서 등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매입금액의 합계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제1호), 3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제2호)에 처하고 공급가액 합계액에 상응하는 부가가치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하도록 규정한다. 이처럼 특가법이 수개의 발급·수취·합계표 제출 행위에 기재된 공급가액의 ‘합계액’을 가중처벌의 구성요건 표지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포괄일죄 성립 여부가 본격적으로 문제된다.
나. 기본 죄수 구조와 적용 법률별 비교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8도8868 판결은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위반죄의 기본 죄수 구조에 관하여, 거짓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경우 각 세금계산서마다 하나의 죄가 성립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 이 원칙은 발급행위와 수취행위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단순 조세범 처벌법 위반 단계에서는 각 세금계산서별로 독립된 죄가 성립하고 이들은 원칙적으로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놓인다. 실무상 하급심이 단순 조세범 처벌법 위반 사안을 만연히 포괄일죄로 의율하였다가 항소심에서 직권파기되는 사례(대전지방법원 2023. 4. 5. 선고 2021노2048 판결 등)가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분 | 적용 법조 | 기본 죄수 판단 | 기판력 및 소송법적 효과 |
일반 거짓 발급·수취 |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 세금계산서 1장마다 1죄 성립 (실체적 경합) | 개별 세금계산서별로 공소시효 및 기판력 개별 산정 (대법원 2008도8868 판결) |
영리 목적·일정 규모 이상 반복 범행 | 특가법 제8조의2 제1항,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 단일·계속된 범의 및 방법의 동일성 충족 시 전체가 포괄일죄 | 일부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사실심 선고 전 나머지 범행에 확장 (대법원 2015도2207 판결) |
선행 판결이 단순 조세범 처벌법인 경우 | 선행: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 후행: 추가 기소 | 선·후행 합산 시 특가법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별죄 유지 | 선행 단순 조세범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특가법 포괄일죄로 사후 확장 불가 (대법원 2015도2207 판결) |
동일인의 양측 회사 대표 수수 |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또는 특가법 제8조의2 | 동일 세금계산서에 대한 발급죄와 수취죄의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 발급 또는 수취 중 일방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타방에 미침 (대법원 2012도7172 판결) |
3. 쟁점별 법리 및 판례 분석
가. 특가법상 포괄일죄의 성립 요건과 기판력의 한계
1) 대법원의 판단 기준: 단일·계속된 범의와 방법의 동일성
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5도2207 판결 및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9810 판결은 특가법 제8조의2 위반죄에서 포괄일죄가 성립하기 위한 핵심 요건을 구체화하였다.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위반행위가 ① 영리의 목적 아래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여지고, ② 각 행위 사이에 시간적·장소적 연관성이 인정되며, ③ 범행 방법의 동일성이 존재하고, ④ 그러한 일련의 행위들에 관한 세금계산서 등에 기재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특가법 소정의 법정 기준액(30억 원 이상)에 이르는 경우에는 그 일련의 행위 전부를 포괄하여 하나의 특가법 제8조의2 제1항 위반죄가 성립한다.
이러한 포괄일죄 법리가 적용되면 실체법상 합산 처벌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소송법상으로도 검사는 공소장변경을 통해 종전 공소사실의 일부를 철회하거나 새로운 발급·수취 내역을 추가할 수 있다. 대법원 2018도9810 판결은 이때 법원이 공소장변경 허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개별 세금계산서 단위가 아니라 변경된 공소사실이 전체적으로 포괄일죄의 범주 내에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2) 선행 확정판결 죄명에 따른 기판력 확장의 한계
포괄일죄 법리를 원용할 때 가장 유의하여야 할 대목은 선행 확정판결의 적용 죄명이다. 대법원 2015도2207 판결은 피고인이 선행 사건에서 특가법 위반죄가 아닌 단순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위반죄’로 확정판결을 받은 사안에서, 설령 선행 확정판결의 범죄사실과 후행 기소된 공소사실을 사후적으로 합산하면 공급가액이 30억 원 이상이고 단일·계속된 범의가 인정되어 특가법상 포괄일죄를 구성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미 단순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실체적 경합범)로 확정된 선행 판결의 기판력을 뒤늦게 후행 범죄사실에까지 확장할 수는 없다고 선언하였다. 따라서 선행 확정판결이 특가법 제8조의2 위반으로 의율되었는지, 아니면 단순 조세범 처벌법 위반에 그쳤는지가 후행 사건의 면소 여부를 가르는 일차적 분기점이 된다.
나. 포괄일죄 일부 확정판결의 시적 범위와 상상적 경합의 결합
1) 사실심 판결 선고시 기준 원칙과 면소 판결
특가법 위반의 포괄일죄 중 일부 범행에 관하여 확정판결이 존재하는 경우, 그 기판력이 미치는 시간적 범위는 선행 판결의 ‘확정시’가 아니라 ‘사실심 판결 선고시(항소심이 열린 경우 항소심 판결 선고시)’를 기준으로 한다(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6도19913 판결). 따라서 후행 기소된 거짓세금계산서 발급·수취 및 합계표 제출 행위가 선행 특가법 위반 사건의 사실심 판결 선고 이전에 이루어진 것이라면,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확정판결이 있은 때)에 따라 면소 판결의 대상이 된다. 하급심 역시 피고인의 거짓세금계산서 발급 및 거짓 매출처별 계산서합계표 제출 범행이 선행 특가법 확정판결의 사실심 선고 이전에 종료되었음을 확인하여 면소를 선고하였다.
2) 포괄일죄와 상상적 경합이 교차하는 경우의 기판력
나아가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3705 판결은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범행의 일부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사실심 판결 선고시 이전에 이루어진 범행이 포괄일죄의 일부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그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다른 죄에도 해당한다면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다른 죄에 대하여도 미친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거짓세금계산서 수수 범행이 타 범죄 또는 반대 방향의 수수 행위와 상상적 경합을 이루는 복합 사안에서 기판력의 외연을 넓히는 중요한 법리적 근거가 된다.
다. 발급행위와 수취행위가 병존하는 사안에서의 포괄일죄 성립
1) 사안 개요
실무에서는 거짓세금계산서 ‘발급(매출)’ 행위로 특가법 위반 확정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같은 과세기간 또는 인접 기간에 행한 추가 ‘발급’ 행위 및 ‘수취(매입)’ 행위로 다시 기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발급과 수취는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 내에서 행위 태양이 구별되므로, 선행 발급 범행의 기판력이 후행 기소된 수취 범행에도 미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2) 법원의 판단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21. 5. 20. 선고 2020고합60 판결 및 그 항소심인 대구고등법원 2021. 8. 12. 선고 2021노223 판결은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던 피고인이 약 177억 원 상당의 거짓세금계산서 111장을 발급한 행위로 특가법 위반 확정판결을 받은 뒤, 같은 과세기간(2017년 제2기)에 제3의 업체들에 약 225억 원 상당의 세금계산서를 추가 발급하고 약 3억 8,400만 원 상당의 세금계산서 6장을 수취한 행위로 기소된 사안에서 선·후소 범행 전체를 하나의 포괄일죄로 인정하여 면소를 선고하였다. 법원은 양 범행이 모두 동일한 과세기간 내에 같은 사업장 사무실에서 이루어졌고, 조세 포탈 및 부당 이득이라는 동일한 목적 아래 같은 수법으로 반복되었다는 점에서 발급과 수취라는 행위 유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2. 8. 25. 선고 2022고합11 판결 또한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업체 명의로 거짓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거짓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한 후소 공소사실에 대하여, 선행 특가법 위반 확정판결(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18고합90)과의 포괄일죄 관계를 인정하고 면소를 선고하였다.
3) 소결
위 판결들은 거짓세금계산서의 발급과 수취가 형식상 반대 방향의 행위라 하더라도, 자료상 영업이나 가공 매입·매출 구조에서는 매출 외형에 맞춘 가공 매입 자료의 확보(수취)와 매출 자료의 발행(발급)이 영리 목적 아래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실행된다는 실질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위 사례들은 후소에 추가 발급행위와 수취행위가 함께 기소되었거나 선행 판결 자체에 발급·수취가 포함된 사안들이므로, 수취행위가 독자적 동기와 별개의 거래선에서 이루어진 경우에까지 무조건 포괄일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매출 발급과 매입 수취 사이의 유기적 관련성을 개별적으로 입증하여야 한다.
라. 관련회사 간 자전거래 및 복수 법인·명의 변경 사안
1) 사안 개요
단일 사업자 명의가 아니라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는 복수의 관련회사들 사이에서 자전거래 형태로 거짓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거나, 세무조사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기존 법인을 폐업·부도 처리한 후 새로운 법인 명의로 범행을 이어간 경우에도 포괄일죄 성립 여부가 치열하게 다투어진다.
2) 법원의 판단
첫째, 관련회사 간 자전거래 사안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3. 29. 선고 2016고합814 판결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C사 명의로 거짓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D사로부터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한 후소 범행에 대하여, 관련업체의 매출실적을 부풀려 상장폐지 위험을 모면하려는 목적과 경위가 선행 확정판결 범행과 동일하고, 판매 물품을 관련업체를 통해 다시 매입하는 자전거래 수법과 공급 품목까지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포괄일죄 및 면소를 인정하였다.
둘째, 복수 법인 및 사업자 명의 변경이 문제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28. 선고 2020고합292 판결 및 서울고등법원 2023. 7. 12. 선고 2022노2840 판결에서 검찰은 법인격, 대표자 명의, 매입업체, 가담자 및 범행 시기의 차이를 들어 범의의 단절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이 관련 법인들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였고, 당좌수표 부도나 세무조사·수사를 회피하기 위해 사업자 명의와 소재지만 변경한 채 동일한 영업 방식을 유지하였다는 실질적 연속성에 주목하여 포괄일죄 및 면소 판단을 유지하였다.
셋째, 수원지방법원 2024. 3. 28. 선고 2023고단4688, 4803(병합) 판결 역시 피고인이 서로 다른 두 법인(D, J) 명의로 거짓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한 사안에서, 해당 법인이 독자적 실체 없는 가공회사이고 피고인이 동일한 노트북과 동일 IP 주소를 사용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을 토대로 법인 명의의 상이성에도 불구하고 선행 확정판결과의 포괄일죄 관계를 인정하였다.
3) 소결
결국 법원은 형식적인 사업자등록 명의나 법인격의 분리 여부보다 ① 실질적 운영 주체의 동일성, ② 명의 변경의 경위(단속·부도 회피 목적 등), ③ 거래 품목·자금 결제 외관·발행 수단(IP, 사무실, 인력)의 연속성을 종합하여 범의의 단일성을 판단하고 있다.
마. 동일인이 양쪽 회사를 대표하여 동일 세금계산서를 수수한 경우 — 상상적 경합
1) 사안 개요 및 대법원의 판단
발급과 수취가 각기 다른 거래 상대방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동일인이 두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양쪽 회사를 대표하여 두 회사 사이에 동일한 거짓세금계산서를 주고받은 경우에는 포괄일죄에 앞서 ‘상상적 경합’ 법리가 적용된다.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도7172 판결은 동일한 운영 주체가 하나의 세금계산서를 놓고 일방 회사 대표 자격으로 발급하고 타방 회사 대표 자격으로 수취한 행위는 사회 관념상 한 개의 행위로 평가함이 상당하므로, 그 발급죄와 수취죄는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시하였다.
2) 소결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일죄 중 어느 한 죄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다른 죄에 대하여도 미친다. 따라서 동일인이 양측 회사를 모두 실질 운영하며 수수한 동일 세금계산서에 관하여는, 설령 특가법상 포괄일죄 요건(영리 목적이나 30억 원 이상 합계액 등)을 갖추지 못한 단순 조세범 처벌법 위반 사안이라 하더라도 발급행위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수취행위에 직접 미쳐 면소가 선고된다는 점에서 포괄일죄 법리와 구별되는 독자적 실익이 있다.
4. 평가 및 시사점
가. 논거 평가
과세관청(고발기관) 및 검찰 측 논거는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의 문언적 구조와 법인격 독립의 원칙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일차적인 강점이 있다. 원칙적으로 세금계산서 1장마다 별개의 죄가 성립하고(대법원 2008도8868 판결), 발급과 수취는 부가가치세 매출세액과 매입세액 공제라는 서로 다른 세법상 효과를 겨냥한 행위이며, 별개 법인 명의로 이루어진 거래는 외형상 행위 주체와 거래 상대방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선행 확정판결이 단순 조세범 처벌법 위반에 그친 경우에는 대법원 2015도2207 판결이 검찰 측의 기판력 차단 논거를 명확히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선행 판결이 특가법 제8조의2 위반으로 확정된 사안에서는 검찰 측의 형식적 구별 논리가 힘을 잃는 약점이 노출된다. 특가법 제8조의2가 ‘영리의 목적’과 ‘공급가액 합산’을 구성요건으로 삼아 일련의 범행을 하나의 가중처벌 단위로 묶은 이상, 수취행위나 타 법인 명의 범행이라 하더라도 실질적 운영자가 동일한 영리 목적 아래 단속을 피하거나 마진을 남기기 위해 일련의 가공거래 사슬을 이어간 것으로 밝혀지면 법원은 실질적 연속성을 우선하여 포괄일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대구고등법원 2021노223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노2840 판결 등).
반면 피고인(납세자) 측 논거는 특가법상 포괄일죄 법리의 취지와 형사소송법상 이중처벌금지 원칙(기판력 제도)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방어 논리를 형성한다. 수사기관이 동일인의 연속된 자료상 범행 중 일부만을 먼저 기소하여 특가법의 중형을 선고받고도 누락된 동종 발급·수취 내역이나 차명 법인 내역을 뒤늦게 별건 기소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이중의 형사적 위험을 부과하는 것이므로, 사실심 선고시 이전 범행에 대해 면소를 구하는 주장은 하급심에서 두텁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범행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공백이 존재하거나, 업종·품목·공범 구조가 전혀 달라 범의의 갱신이나 단절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일죄 주장이 배척될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나. 유형별 죄수 및 기판력 확정 법리
대법원 판결 및 주요 하급심 판결을 통해 확인되는 유형별 죄수 판단과 기판력 적용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건 유형 | 죄수 관계 및 기판력(면소) 결론 | 주요 근거 판례 |
특가법 요건 미충족 일반 발급·수취 | 세금계산서 1장마다 1죄 (실체적 경합) → 선행 확정판결의 기판력 불적용 | 대법원 2008도8868 판결, 대전지법 2021노2048 판결 |
선행 단순 조세범 처벌법 확정 후 추가 기소 | 선·후소 합산 시 특가법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기판력 사후 확장 불가 → 실체 판단 대상 | 대법원 2015도2207 판결 |
선행 특가법 확정 후 사실심 선고 전 추가 발급·수취 기소 | 단일·계속된 범의 및 방법의 동일성 인정 시 특가법 포괄일죄 → 면소 판결 | 대법원 2015도2207 판결, 대구고법 2021노223 판결, 목포지원 2022고합11 판결 |
선행 특가법 확정 후 차명·신설 법인 명의 범행 기소 | 실질적 운영자의 동일성 및 단속 회피 목적 명의 변경 입증 시 포괄일죄 → 면소 판결 | 서울고법 2022노2840 판결, 수원지법 2023고단4688 판결 |
동일인이 양측 회사 대표로 동일 세금계산서 수수 | 발급죄와 수취죄의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 일방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타방에 미쳐 면소 | 대법원 2012도7172 판결, 대법원 2020도3705 판결 |
다. 실무상 주의사항
첫째, 거짓세금계산서 관련 후행 기소 사건에서 면소 변론을 검토할 때에는 무엇보다 먼저 ‘선행 확정판결의 적용 법조(죄명)’와 ‘사실심 판결 선고일’을 정확히 확인하여야 한다. 선행 판결이 특가법 제8조의2 위반이 아닌 단순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위반으로 확정되었다면 포괄일죄에 기한 면소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으며(대법원 2015도2207 판결), 선행 판결이 특가법 위반이라 하더라도 후행 범행 시점이 선행 사건의 사실심 판결 선고일 이후라면 범의가 단절되어 별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6도19913 판결).
둘째, 선행 확정판결이 발급행위에 관한 것이고 후행 공소사실에 수취행위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단순히 같은 기간에 이루어진 범행이라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발급과 수취의 유기적 결합 구조를 구체적으로 소명하여야 한다. 가공 매출을 일으키기 위한 전제로서 가공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하였다거나, 자전거래 사슬의 일환으로 발급과 수취가 동시에 수행되었다는 점을 거래 흐름도와 자금 내역으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셋째, 복수의 법인이나 제3자 명의 사업체가 동원된 사안에서는 형식상 법인격의 차이를 뛰어넘는 ‘실질적 운영의 동일성’을 객관적 증거로 뒷받침하여야 한다. 동일한 사무실 및 인력의 사용, 세금계산서 발급 컴퓨터·공인인증서·IP 주소의 일치, 부도나 세무조사를 회피하기 위한 명의 변경 경위 등이 입증될 때 비로소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될 수 있다.
넷째, 동일인이 두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양측 회사 사이에 동일한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수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면, 포괄일죄 주장과 별도로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 법리(대법원 2012도7172 판결)를 중첩적으로 원용하여야 한다. 상상적 경합 법리는 특가법 적용 여부나 범의의 계속성 인정 여부와 무관하게 개별 세금계산서 단위로 기판력을 발생시키므로, 변론 실무에서 누락해서는 안 될 중요한 방어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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