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신 써주는데 자소서 왜 쓰나”…구직자 58% ‘폐지 긍정’

마성배 기자 / 2026-09-29 07:09:33
구직자 1008명 조사…93% 자기소개서 작성할 때 AI 활용 경험
폐지 찬성 이유 70% “AI로 전형 의미 퇴색”…54% “자소서로 역량 평가 부적절”
자소서 없앤 기업 지원 의향 78% 증가…AI 역량진단·실무 과제 등 선호
▲사진 제공: 진학사 캐치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자기소개서 작성 과정 깊숙이 들어오면서 취업의 첫 관문이었던 ‘자소서’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 구직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자소서를 쓸 때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었고, 절반 이상은 아예 자소서 전형을 없애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진학사 채용 플랫폼 캐치는 구직자 1008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자기소개서 전형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8%가 최근 일부 기업의 자소서 폐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29일 밝혔다. ‘보통’은 29%, ‘부정적’은 13%였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긍정적’이 34%(338명), ‘다소 긍정적’이 24%(246명)였다. 반면 ‘다소 부정적’은 11%(112명), ‘매우 부정적’은 2%(22명)에 그쳤다.


자소서 폐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584명에게 이유를 복수로 물었더니 ‘AI로 자소서 전형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가 70%(408명)로 가장 많았다.


‘글쓰기보다 실제 직무 역량으로 평가받고 싶어서’가 26%(154명), ‘지원에 드는 시간과 부담이 줄어서’ 21%(120명), ‘대필·컨설팅 등 의존이 줄어 더 공정해질 것 같아서’ 10%(56명), ‘비슷한 문항을 반복해 작성하는 데 지쳐서’ 9%(50명) 순이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자소서 폐지를 부정적으로 본 134명 가운데 62%(83명)는 ‘강점과 경험을 어필할 기회가 줄어든다’고 답했다.


다른 전형이 추가될 것 같다는 응답이 35%(47명), 학벌·스펙 등 정량 조건 위주로 평가될 것 같다는 답변이 24%(32명), 말보다 글로 표현하는 데 더 자신 있다는 응답은 16%(22명)였다.


응답자의 93%가 자소서를 작성할 때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활용한 적이 없다는 응답은 7%(72명)에 불과했다.


AI를 가장 많이 활용한 부분은 경험 정리·아이디어 발상·구성 잡기 47%(477명)였다. 자소서 문항의 답변 초안을 작성했다는 응답도 30%(305명)에 달했다.


맞춤법이나 문장 표현을 다듬는 데 활용했다는 응답은 27%(268명), 기업·직무에 맞게 내용을 다시 작성하는 데 사용한 경우는 22%(226명), 글자 수 조정은 13%(134명)였다. 해당 문항은 복수응답으로 조사됐다.


AI 활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자소서가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적절한지를 묻자 54%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35%,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구직자들이 자소서 대신 강화되기를 바라는 전형도 달라지고 있었다.
가장 많은 24%(237명)가 ‘AI 역량진단’을 꼽았다. 실무 과제·프로젝트 전형이 21%(216명), 심층 면접 17%(176명), 포트폴리오 제출 13%(128명), 인성검사·직무적성검사 10%(99명) 순이었다. 별도로 강화할 전형이 없다는 응답도 15%(148명)였다.


자소서 폐지는 기업 지원 의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소서를 폐지한 기업이라면 지원 의향이 커질 것 같다는 응답이 78%에 달했다.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응답은 19%, 줄어들 것 같다는 답변은 3%였다.


지원 의향이 커지는 이유로는 ‘자소서 준비 시간과 부담이 줄어서’가 48%로 가장 많았다. ‘글쓰기보다 실제 역량으로 평가할 것 같아서’와 ‘여러 기업에 더 폭넓게 지원할 수 있어서’가 각각 22%로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자기소개서 항목을 없애고 AI 활용 역량과 직무 전문성을 기술하는 서식을 도입했다. 포스코는 실제 수행 활동을 적는 ‘학내외활동’ 항목으로 기존 자기소개서를 대체했고, 신한은행은 자기소개서 문항을 폐지하고 영상 인터뷰를 도입했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AI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자기소개서만으로는 지원자의 역량을 가려내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결과물이 확실한 프로젝트 경력이나 영상자소서, AI를 실제로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등 지원자의 경험과 역량을 직접 확인하는 전형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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