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7년 제59회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자 이승우 씨를 만나다

이선용

gosiweek@gmail.com | 2017-11-09 13:30:00

▲ 이승우(서울대 국사학과 재학)
 

“비전공의 불리함, 공부에 들이는 노력으로 극복했다”

 

유년시절 어사 박문수를 꿈꾸던 청년은 사법시험 폐지가 확정된 상황에서 과감하게 도전을 시작했다. 한정된 기회에 불안할 법도 했지만, 청년은 묵묵히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현행법상 마지막 사법시험에서 최연소 합격자가 됐다.

 

올해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자 이승우 씨는 올해로 만 20세다. 아직 앳된 모습에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게 시험 준비에 임했다. 법대에 진학해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싶었다던 이 씨는 로스쿨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일부 법대가 폐지되자 독학사 제도를 통해 사법시험 응시 자격을 취득했다.

 

비전공자라는 불리함 속에서 시작한 사법시험이었지만, 이 씨는 공부에 들이는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였다. 작년 2차 시험에 불합격 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던 이 씨는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고 싶었다”며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씨는 수험기간 중 다른 고시생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어 불안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수험기간 동안 학원 근처에서 생활하지 않고 원거리 통학을 했기 때문에 다른 고시생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었다”며 “내가 하는 공부방법이 맞는 건지,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공부량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알 수 없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험기간이 즐겁지만은 않았지만 그 기간 동안 많은 추억이 남았다는 이 씨는 “고시생만이 겪을 수 있는 경험이 있고,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다음은 2017년 제59회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자 이승우 씨의 인터뷰 전문이다.

이선용 기자 gosiweek@gmail.com

 

 

 

Q :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2009년 초등학교 졸업 후 중고등학교 과정은 집에서 홈스쿨링을 통해 검정고시로 통과했습니다. 2012년 서울대 입학하여 현재 국사학과에 재학 중이며, 나이는 만으로 20살입니다.

 

Q :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정의를 구현하는 법조인이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유치원 시절 어사 박문수의 이야기를 읽고 암행어사가 되겠다고 생각했고 가장 근접한 직업이 법조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후 각종 대중매체를 통해 사회를 위한 법조인의 중요성을 접하면서 법조인의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법대에 진학 해 법조인의 길을 가고 싶었으나, 로스쿨 제도로 인해 일부 법대가 폐지되었고 비록 비전공자라 하더라도 독학사 제도를 통해 충분히 사법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사법시험에 응시하는 이상 비전공자라는 불리함은 공부에 들이는 노력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Q : 공부하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때와 극복방법은?

작년의 2차 시험에 불합격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고 싶었지만,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Q : 마지막 사법시험이라는 생각에 불안하지는 않았는지.

처음 사법시험에 도전할 당시에는 아직 4번이라는 기회가 남아 있으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아직 어린나이이므로 그 경험들이 저의 인생에 큰 양분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Q : 1차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1차 시험 문제는 크게 학설, 판례, 조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견해 대립의 경우 대립되는 부분과 학설의 이름, 내용과 비판을 두문자를 통해 암기했습니다. 조문 역시 암기하였고, 판례의 경우 암기한 조문을 바탕으로 해석하여 이해하였습니다.

 

Q : 2차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2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조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판례는 결국 법조문의 해석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례문제의 경우 관련된 판례를 암기하지 못하였더라도, 관련된 조문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풀어나가면 판례와 유사한 법리로 사례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수만 개의 판례를 모두 암기할 수는 없지만, 조문의 경우 주요 조문은 1천 개가 채 되지 않고, 기타 조문의 경우에도 개략적인 주소를 암기해 두면 오픈 북 시험인 2차 시험 특성상 조문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판례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례 문제의 해결에 있어 중요한 것은 판례 자체의 암기가 아닌 판례의 사안에의 적용이기 때문에, 저는 모든 판례를 무작정 암기하기보다는 주요 조문을 제 입장에서 당해 상황에 적용했을 때 도출한 결론과 상이한 판례, 견해 대립이 있는 경우의 판례를 위주로 암기했습니다.

 

Q : 가장 취약했던 과목은 무엇인가요? 또 그 과목을 어떻게 보완하였나요?

저를 가장 괴롭힌 과목은 행정법과 민사소송법이었습니다. 사법시험 도전을 결정하기 이전에는 거의 접할 수 없는 사례들이 저에게는 낯설게 다가왔고, 점수 역시 낮게 나왔습니다. 따라서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과목 자체의 생소함을 없애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서 우선 해당 법조문에 쓰인 용어를 한문 그대로 풀어서 이해했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많은 회독 수 전략이 주효 했던 것 같습니다.

 

Q : 수험기간 중 힘들었던 일이나 스트레스 해소법 등.

수험기간 동안 학원 근처에서 생활하지 않고 원거리 통학을 했기 때문에 다른 고시생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공부하고 있는 방법이 맞는 것인지 다른 수험생에 비해 공부양은 어느 정도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막막함에 따르는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통학으로 인한 시간 관리 스트레스도 컸습니다.

 

가끔 초등학교 때 친구를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과 어머니에게 말씀 드려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였습니다. 수능 준비를 하는 동생과 놀기도 하고 주말에 가족과 등산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하였습니다.

 

Q : 면접시험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면접은 시사적인 문제와 법률지식 문제에 대해 질문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시사적인 문제는 평소에 뉴스를 많이 보는 것으로, 법률지식 문제는 수험가에서 나누어준 자료집을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Q : 오는 12월 31일부로 사법시험이 폐지되는데, 그동안 수험생으로서 또 합격자로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더 이상 사법시험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오랜 수험기간이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 기간 동안 많은 추억이 남았습니다. 제가 합격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오직 고시생만이 겪을 수 있는 경험이 있고,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Q :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아직 재학 중인 학생이고 사법연수원 기간과 군복무 기간도 남아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시간이 있습니다.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정의를 구현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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