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실종자 사건의 허위 종결과 형사사법 통제 시스템

피앤피뉴스

gosiweek@gmail.com | 2026-08-24 11:20:47

“실종자 사건의 허위 종결과 형사사법 통제 시스템”

 

 

 

 



▲최창호 변호사1. 실종자 사건 허위 종결의 발생과 법치주의의 위기

국가의 가장 기본적이고 숭고한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다. 법치국가에서 수사기관에 부여된 수사권은 이러한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수사 현장에서 발생한 실종자 사건의 허위 종결 실태는 이러한 국가의 근본적 존재 이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중대한 사법 참사다.

실종 신고가 접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실질적인 수색이나 추적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실종자를 발견했다거나 사건이 원만히 해결된 것처럼 서류와 전산 기록을 조작하여 사건을 조기 종결처리한 사실이 드러났다. 실종 사건에 있어 초기 골든타임의 확보는 실종자의 생사를 가르는 절대적인 요소다. 단 몇 시간, 단 며칠의 지연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현실에서, 수사 부담 경감이나 성과 달성 등 행정 편의적인 이유로 수사 결과를 거짓으로 꾸며 사건을 덮어버린 행위는 실현되어야 할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은 명백한 불법 행위이자 직무유기다. 이는 단순한 수사상의 실수나 행정적 착오로 치부할 수 없으며, 형사사법 시스템의 뿌리를 흔드는 법치주의의 심각한 훼손이다.


2. 유사 사건의 암장 우려와 치안 사각지대의 확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번에 적발된 사건이 단발성 예외 사례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유사 사건들이 드러나지 않은 채 '암장(暗葬)'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실종 사건은 단순 가출이나 연락 두절일 수도 있지만, 살인·강도·납치·감금 등 강력범죄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을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만약 강력범죄와 관련된 실종 사건이 내사 종결이나 허위 처리로 상부에 보고되어 묻히게 된다면, 범죄 피해자는 구출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영영 잃게 된다. 나아가 가해자인 범죄자는 아무런 법적 제지나 추적을 받지 않은 채 사회를 자유롭게 배회하며 추가적인 범죄를 저지를 기회를 얻게 된다. 이러한 부실 처리와 허위 종결의 누적은 국가 치안망에 거대한 구멍을 뚫고, 통계상으로는 치안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강력범죄자가 방치되는 치안 사각지대를 급격히 확대시킨다. 결국 그 피해와 불안은 오롯이 무고한 국민 전체에게 돌아가게 된다.


3. 실종 수사 과정 및 종결 절차에 대한 강력한 통제의 필요성

따라서 실종 수사 과정과 사건 종결 절차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내부·외부적 통제 장치 마련이 매우 시급하다. 실종 사건의 종결 여부를 담당 수사관이나 해당 수사팀의 독단적인 판단에 온전히 맡겨두는 구조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우선 사건 종결 시 실질적인 현장 점검 기록, 유족과의 직접적인 소통 및 확인서 작성, 객관적 증빙 자료 제출 등을 의무화하여 서류 조작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절차를 엄격화해야 한다. 만약 수사 과정에서 허위 종결이나 부실 수사가 적발될 경우에는 관련자에게 엄중한 형사책임과 엄격한 징계책임을 물어 수사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아울러 외부 전문가, 유족 대리인, 검찰 등 독립된 제3의 기관이 종결된 실종 사건 및 미제 사건을 주기적으로 전수 점검하고 감시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후 검증 프로세스가 반드시 제도화되어야 한다.


4. 형소법 개정의 문제점과 검찰 사법통제 회복을 위한 재개정의 필요성

이처럼 수사 현장에서 통제 불능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과거 진행된 형사소송법 개정의 부작용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으로 경찰에게 일차적 수사종결권이 부여된 반면, 이를 실효적으로 견제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검사의 수사지휘권 및 사법적 통제 장치는 대폭 축소되거나 무력화되었다.

또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형사소송법의 개정은 2026. 10. 2.부터 시행이 예정되어 있다.
검사의 사법적 통제와 감독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수사 지연과 부실 수사, 그리고 사건의 불투명한 종결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외부적 통제 장치가 사라지고 말았다. 수사기관의 권한이 분쇄·재배치되는 과정에서 정작 권력 기관에 대한 상호 견제와 균형, 그리고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이 후퇴한 것이다.

결국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형사소송법의 재개정이 정면으로 논의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경찰 수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것과 수사권 남용 및 부실 수사를 통제하는 것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다. 특히 국민의 생명·신체와 직결된 실종 사건 및 강력 사건에 대해서는 검사의 실질적인 수사지휘 및 적법성 통제 권한을 명확히 회복시켜야 한다. 수사기관 간의 권한 배분이라는 정치적·기관이기주의적 논리를 넘어, 오직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헌법적 통제 기틀을 다잡기 위해 형소법 재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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