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도입은 ‘유사법조직역’ 정비를 전제로 출발”

이선용 / 2017-04-27 1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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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회 법의 날 토론서 주장, 충남대 손종학 교수 유사법조직역 단계적 감축해야

 

로스쿨 시대의 법학교육, 특히 로스쿨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법조시장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554회 법의 날을 기념해 한국법학교수회가 주최한 석학 초청 기념 강연회 및 토론회에서 2부 발제자로 나선 충남대 법전원 손종학 교수는 로스쿨의 법학교육을 논함에 있어서는 법조시장의 확충과 우리나라만의 특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유사법조직역 정비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바람직한 법학교육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법조시장을 로스쿨시대에 맞는 환경으로 설정해야 한다우리가 로스쿨제도를 도입하게 된 취지는 다양한 전공자가 로스쿨에 들어와 법학 지식을 습득하여 다시 자신의 전공과 성향에 맞는 직역으로 진출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법조시장이 확대됨과 동시에 유사법조직역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손 교수는 법무사, 공인노무사, 변리 등과 같이 변호사 자격 없이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인력이 우리사회에는 참 많다고 전제한 후 유사법조직역 전문가들에게 더 이상 법적 사무 취급을 맡길 수는 없고, 정식 법조인 교육기관인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자들에게만 법적 사무를 맡기게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기성 법조인들의 시장 포화 주장을 배척하고 로스쿨을 도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로스쿨을 도입한다는 것은 바로 유사법조직역에 대한 정비를 전제로 하였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또 유사법조직역 정비 방법에 대해서는 기존의 유사법조직역 전문가들은 지금 그대로 유지하되, 적어도 이들 직역에 대한 신규 진입은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일정 시점 이후에는 완전히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경숙 변호사(대한변협 제2교육이사)사실상 변호사의 업무와 중복되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변리사, 법무사, 관세사, 노무사, 공인중개사 등 10만여 명에 달하는 유사법조직역 종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변호사 수는 공급과잉으로 진단할 수 있다유사법조직역자격증은 과거 변호사 수가 적고 전문 변호사가 부족한 환경에서 나타난 현상이나, 로스쿨 제도 도입취지에 반하고 매년 1,600명 가까운 다양한 전공의 변호사가 배출되는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전하며, 손종학 교수의 의견에 동조했다.

 

다만 이 변호사는 법조시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입학단계에서 로스쿨 입학정원을 줄이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전국 로스쿨의 총 입학정원을 1,500명으로 감축하고 이에 따라 개별 로스쿨이 선발할 수 있는 입학생의 수를 최대 100명으로 줄인다면, 변호사 배출 인원과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동시에 적절하게 유지하여 자격시험이라는 변호사시험의 원래 취지를 살리는 것이 가능하다나아가 학사관리가 부실하거나 입학비리가 있는 로스쿨은 정원을 감축하고, 인접 로스쿨 간 학사일정과 강의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학정원을 줄여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54회 법의 날 기념행사를 주최한 한국법학교수회 정용상 회장은 개회사에서 반듯한 법치주의의 발전의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그 기반이 되는 법학전문에 관한 근본적이고 통섭적인 논의과정을 거쳐 백년대계의 제대로 된 법학교육과 법조인 양성의 방향성과 방법론에 관한 대승적인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이를 위한 단기과제로는 법학전문대학원과 학부 법과대학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지혜를 모으고, 아울러 시민의 건강한 법의식과 법인식의 축적을 위한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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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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