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법조인협회 “로스쿨에 대한 명예 훼손”
대한법조인협회 “표현의 자유 존중해야”
최근 SBS 드라마 ‘피고인’ 속 등장인물의 배경 묘사를 둘러싸고 법조계의 감정싸움이 악화되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모임인 한국법조인협회(이하 한법협)이 지난 26일 드라마 ‘피고인’ 제작진에게 등장인물 여민경의 캐릭터 설정 및 묘사를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한법협은 드라마 ‘피고인’에서 등장인물 여민경을 ‘아빠빽으로 로스쿨에 입학하고, 삼촌빽으로 검사가 된 인물’로 묘사하여 일반인들로 하여금 로스쿨 부정입학이나 로스쿨 출신 청탁에 의한 로펌 입사가 가능하거나 일반적인 것처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법협 측은 “이 같은 부분이 로스쿨 재학생이나 졸업생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각 규정에도 위반 된다”면서 “제작진이 해당 인물의 소개를 이달 14일까지 수정하지 않는다면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 단체인 대한법조인협회(이하 대법협)는 “드라마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며 한법협 측에 반발했다. 대법협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자유를 수호해야할 변호사들이 공중파 방송사에 외압을 행사하여 드라마 제작진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부적절할 뿐 아니라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잠탈하고 언론에 대한 검열행위로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법협은 “캐릭터 설정 및 인물묘사는 해당 드라마 제작진의 일방적인 생각만은 아닐 것”이라며 “실제로 재작년 윤후덕 국회의원의 딸 대기업 취업 특혜 사건과 지난해 서영교 국회의원 딸의 로스쿨 부정입학 사건을 비롯하여 최근 금융감독원 변호사 채용 비리 사건까지 로스쿨 입학전형 및 취업의 부정은 실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법협은 “이와 같은 이유로 많은 국민들이 로스쿨 제도의 불공정성이 큰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드라마 ‘피고인’ 속 등장인물 여민경에 대한 묘사 역시 위 사실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협은 한법협 측이 방송사 및 드라마 제작진에 대한 계속적인 외압을 행사하는 경우, 해당 방송사 제작진 및 출연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에게 모든 법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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