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경기도 지방직 9급 일반행정직(장애) 합격자 최선용 씨를 만나다

김민주 / 2016-10-11 15:22:00

최선용.JPG
 

 

시각장애인 3급의 공직입성을 향한 고군분투 주눅들지 말고 도전하라

 

장애라고 해서 주눅 들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다면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자기 스스로가 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금년도 경기도 지방직 9급 일반행정직에 합격한 최선용 씨가 전국의 장애인 수험생들에 전하는 메시지다. 시각장애인 3급인 최선용 씨는 저시력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2013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하여 3년의 노력 끝에 지방직 9(일반행정)에 합격했다. 이에 본지는 쉽지 않은 공무원 수험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낸 최선용 씨의 그간 수험생활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선용 씨는 처음 2015년 시험에 도전했을 때 불합격한 원인은 간단했다영어 과목에서의 낮은 점수와 문제 읽는 속도가 너무나 느렸다는 것을 꼽았다. 이후 최씨는 수험생활은 영어와의 전쟁이었고, 타 과목을 제쳐두고서라도 오직 영어 과목에 집중한 결과,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최 씨는 장애인 수험생으로서의 수험생활과 학습 노하우를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김민주 기자 gosiweek@gmail.com

 

 

Q1 :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6년 경기도 지방직 9급 일반행정(장애) 직렬에 합격한 최선용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눈이 나빠져 시각장애 3급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공부는 물론 다른 생활에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공부했고, 합격하여 임용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Q2 :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된 동기와 많은 직렬 중 일반행정직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면서 저 같은 사람들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며 또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엇이 좋을까 하던 중 공무원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일반행정직이라면 좀 더 밀접하게 제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일반행정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3 : 저시력으로 인해 시험을 준비하실 때 다소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고, 또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역시 공부하는 데에는 눈을 많이 씁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칠판을 볼 수 없었고 책을 볼 때도 3배 확대되는 돋보기 안경을 써야 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눈은 피로했고 눈이 점점 더 나빠지는 것도 느꼈습니다. 그래도 공무원이 되면 이런 걱정이 조금은 덜할 것이라는 생각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 공부할 때에는 제 목소리를 녹음해 그 내용보다 빨리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책을 거의 외우다시피 했습니다. 그렇게 두 배 속도보다도 빨리 읽는다면 다음 내용을 녹음하고 외우고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은 내용이 너무 많아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수업을 빠지지 않고 듣는 것과 선생님들의 말씀을 빠짐없이 최대한 적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에 빠지지 않고 제 몸의 리듬을 수업에만 맞추니 몇몇 과목은 3회독 만에 점수가 올랐습니다. 또 선생님의 말씀을 노트에 최대한 적는 것으로 수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Q4 : 필기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요?(하루 일정 등 수험생활 전반을 포함하여 설명해주세요.)

저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20139월부터 수원행정고시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기본 수업은 9시부터 5시였고 특강까지 들으면 9시에 끝났습니다. 초반에는 8시 반이나 9시에 맞춰 학원에 도착했지만 학원 수업에 적응을 하기 시작한 때부터 5시에 일어나 7시에 학원에 도착했습니다.

 

막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고 또 집중도 해야 하고 다음 시험에 붙을지 어떨지에 대한 불안감 등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제게는 공무원밖에 없다는 생각에 계속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하고 20154월의 국가직 시험과 6월의 지방직 시험. 솔직히 이때는 붙을 것이라 생각을 했고 또 붙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고 엄청난 좌절에 빠졌습니다. 시험에 왜 떨어졌는지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제가 못하는 과목인 영어에서 점수가 나오지 않은 것과 눈이 좋지 않은 것 때문에 문제 읽는 속도가 느린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때부터 영어만 했고 20166월 지방직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어 점수 올리기를 위해 다른 과목에서 시간이 많이 들어갈 것 같은 문제 다섯 문제 풀 시간을 오직 영어에 써서 영어 점수를 올렸고 결과 2016년 경기도 공채에 합격했습니다.


 

도구.JPG▲ 최선용 씨가 공부할 때 사용하던 안경과 소형 돋보기
 

Q5 : 각 과목별 공부법

필수 과목인 국어와 영어, 국사를 포함한 선택 과목 행정학과 사회 이 다섯 가지를 공부했습니다. 일단 저는 국어와 행정학, 사회는 쉽게 점수를 올렸습니다. 반면에 영어와 국사는 정말 힘들게 점수를 올린 것 같습니다.

 

<국어>

국어에서는 오대혁 선생님의 수업을 제가 만족할 만한 점수가 나올 때까지 꾸준히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공부양도 엄청나고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선생님의 수업이 재밌고 수업 중 학생들을 찍어 질문하시며 학생과 소통하는 수업으로 이끌어 주셨기에 점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한 3회독쯤부터 지금까지 이해가 되지 않은 것들이 퍼즐처럼 맞춰졌고 그러면서 선생님께 많은 질문을 하며 점수를 올렸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니 문제를 풀 때도 요령을 알고 빠르게, 자신 있게 문제를 풀게 되어 점수가 올랐습니다.

 

<영어>

두 번째로 영어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용훈 선생님의 수업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만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잘 하지 않아 공부하는데 많이 어려웠습니다. 매일 학원을 오고 가는 버스 안에서도 단어장을 들고 다니며 외우고, 쉬는 시간에도 외우고 해도 조금 어려운 독해 문제가 나오면 거의 풀지를 못했습니다.

 

또 문법 문제도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어디가 틀린 것인지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어를 다시 처음부터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3천 개의 단어가 있으면 오늘은 1번부터 100번까지, 내일은 1번부터 200번까지 역시나 이것도 천 번 이상 넘어가면 하루 나가는 양이 너무나 많아지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그때는 조금씩 끊고 일주일 단위로 다시 돌려 봤습니다. 문법은 지용훈 선생님의 763제 문제집이 있었는데 이걸 다 풀면서 여러 질문도 하고 가르침을 받으면서 문법 실력을 키웠고 결과 시험장에서는 정말 아는 것만, 공부한 것만 나와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국사>

영어만큼이나 제가 어려워했던 국사는 6회독이 넘어가도 점수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도 역사를 못하는 것이 원인이었는지 국사를 공부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이것을 하지 않으면 공무원이 될 수 없기에 공부를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단순히 외우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큰 시대의 흐름은 많은 회독을 거쳤기에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이것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기에 세세한 것들을 두문자를 따 마구 외웠습니다.

 

<행정학>

다음으로 행정학은 처음 들을 때 엄청 걱정이 되었습니다. 과학적관리론, 인간관계론, 행태론 등등 처음 들을 때는 정말 외계어 같게만 들렸습니다. 다행히 김헌 선생님의 수업이 재밌었고 뭔가 큰 틀을 펼쳐 가르쳐 주셨기에 5회독쯤부터는 80점 이상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행정학도 큰 틀로만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몇몇 외워야 할 것들은 두문자를 따서 외웠습니다.

 

<사회>

마지막으로 사회는 고등학교 때 배운 정치, 법과 사회, 사회문화의 영향이 있어 공부하기에는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홍상균 선생님의 가르침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수업도 재밌었고 어려운 것들을 쉽게 외우는 방법들을 알려주셔 공부하는 데 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을 꾸준히 듣고 자기가 공부해 외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운동을 하더라도 가르침만 받아서는 운동이 되지 않습니다. 자기가 움직이고 땀을 흘려야 건강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인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막연하게 수업만 많이 들으면 점수가 오를 것이라는 이상한 생각을 가졌지만 이 생각을 버리고 수업을 많이 집중해서 듣고 그만큼 자기 공부를 하며 점수를 올렸습니다.

 

Q6 : 가장 취약했던 과목은 무엇인가요? 또 그 과목을 어떻게 보완하였나요?

가장 점수가 오르지 않은 것은 영어입니다. 영어를 고등학교 이후로 안 하다가 다시 처음부터 하다 보니 쉬운 단어도 많이 잊었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때 외우던 단어장과 문법책을 찾았고 다시 처음부터 공부했습니다. 또 수첩에 단어와 숙어 등을 적으며 학원을 오고 가던 버스 안에서 외웠습니다. 보통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버스 안에서 보면 작은 수첩이라면 그 수첩 안에 있는 단어를 다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어려운 독해 지문에서는 자신감이 없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독해 문제집을 사 정말 많이 풀었습니다. 다음으로 문법과 작문은 수업을 많이 들어도 자신감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용훈 선생님의 763제 문제집을 다 풀면서 엄청 많이 틀리고 다시 공부하기를 반복했고 결과 시험에서는 아는 것만 나오고, 그 전에 외우던 것들만 나와 잘 풀게 되었습니다.

 

Q7 : 슬럼프나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나요?

스트레스는 엄청났습니다. 2015년 국가직과 지방직 시험에서 막연하게 붙을 거라 자만했습니다. 역시 결과는 좋지 않았고 이 생활을 1년 더 해야 한다는 것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달을 보며 집을 나와 달을 보며 집에 들어오고 다음 시험에는 붙을지 어떨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문제풀이 특강을 듣고 밖에 나가면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여유롭고 행복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그래도 가족들의 응원과 선생님들의 도움, 같이 공부하던 형들의 도움이 있어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정말 너무나도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Q8 : 면접시험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그리고 면접은 어떤 식으로 진행됐나요?

면접은 차근욱 선생님의 모의 면접만 들었습니다. 또한 학원에서 조일한 팀장님께 모르는 부분을 자세히 피드백 받았습니다. 면접의 예상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 실제 면접처럼 하는 방식입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면접을 준비한 적이 없어 많이 긴장했지만 면접 준비를 하는 3주간 같이 면접 수업을 듣는 다른 합격자 분들과 스터디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감을 키웠습니다.

 

실제 면접처럼 수험생을 앉히고 나머지가 면접관이 되어 질문을 하는 방식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사람이 어떤지, 어려운 질문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묻는 것을 확실히 듣고 답할 수 있는지 등을 면접관의 입장에서 보니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을 삼가야 할지 등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스터디로 자신감을 키웠기에 실제 면접에서도 걱정한 만큼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잘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Q9 : 면접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번 면접 질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화성시 자랑거리에 대해 말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지방재정개혁에 대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 질문은 면접을 준비하는 동안 몇 번이고 반복해서 외우고 말하고를 반복한 것입니다. 또 놀라운 것은 면접 보러 가기 몇 시간 전에 화성시청 홈페이지에 쓰여 있던 것을 우연히 봤고 다시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이 면접에 나오니 자신 있게 말해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Q10 : 장애전형 시험에 대해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것?

저는 시각장애 3급으로서 시험 시간 50% 추가 연장으로 시험 시간 150분과 확대 시험지, 확대 답안지를 지원받았습니다.

 

Q11 : 장애전형과 관련해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보완했으면 하는 것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 중 시험 시간 연장은 저에게는 너무나도 부족했습니다. 국어, 영어 문제에서는 긴 지문이 나왔을 때 아무리 빨리 읽어도 5분 이상이 걸립니다. 이런 문제가 국어에서는 보통 5문제, 영어에서는 8문제 정도가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각 과목마다 네다섯 문제씩 빼서 풀어야 했고 때문에 제 실력을 전부 발휘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습니다. 그래서 좀 더 실질적인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12 : 장애에 대해 깨고 싶은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있다면?

제가 눈이 나빠진 것은 11살 때부터였습니다. 어렸을 때 눈이 나쁜 것은 많은 놀림과 관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대부분은 그것을 이해했고 지금은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눈이 나빠지면서 다른 것은 멀쩡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운동을 했고, 대학교에 다니면서는 눈이 나빠져 포기한 피아노도 다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장애라고 해서 주눅 들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다면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자기 스스로가 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13 : 국가직 9급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는 이 수험 준비를 종합예술이라 하십니다. , 건강, 집안 사정 등 여러 면에서 걱정이 없어야 하고 만족해야 공부가 잘된다고 하십니다. 공부하시는 동안 스트레스도 받고 많이 힘드실 겁니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고 다른 길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참고 견뎌낸다면 분명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14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솔직히 지금도 제가 붙어서 공무원이 된다는 것에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저 공부하는 동안 제대로 하지 못했던 운동과 피아노를 조금씩 다시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있을 임용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임용식 후에 발령이 나기 전까지 실무수습을 들어간다고 하는데 그 실무수습 기간이 끝나면 발령을 받고 공무원 시보임용기간에 들어가고 그 기간이 끝나면 이제 정식 공무원이 됩니다. 계획이라 할 만한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께 건강검진을 받게 하고 싶고, 운동과 같은 공부하느라 소홀히 했던 것들을 다시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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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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