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로스쿨 제도의 불공정성을 드러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교육부와 법전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자기소개서나 면접의 정성평가 비중을 줄이고 LEET와 대학성적 등의 정량평가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고, 이는 2017학년도 로스쿨 입학전형에서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각 로스쿨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판단하기 위한 ‘정성평가’ 비중을 줄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이하 참여연대)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의회)가 개최한 ‘로스쿨 입학전형 개선안 모색 공개 좌담회’에서는 정성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제자들이 많았다.
먼저 송기춘 교수는 학부성적이나 출신학교가 지원자의 성실성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며, 과거만이 아닌 장래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판단하는 것이 교육적인 관점의 평가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입시과정의 공정성 확보는 로스쿨에 대한 불신에 근거하여 교육부가 획일적 기준을 제시하는 방식보다 각 로스쿨들이 교원의 의식과 윤리, 전문성에 기초하여 자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와 로스쿨 입학총정원제의 폐지가 동반되어야 입시 불공정성 문제의 치유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숙명여대 홍성수 교수 역시 로스쿨 입시에서 정성평가는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홍 교수는 “로스쿨이 추구하는 공정성은 입학생의 다양한 인적구성을 핵심가치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자질과 잠재력, 각 로스쿨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판단하기 위한 ‘정성요소’는 로스쿨 입시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정성을 빌미로 자율에 의한 정성요소 평가를 포기하는 것은 로스쿨제도의 포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홍 교수는 그동안 부실한 입학관리와 더불어 실제 입시결과 공정성과 다원성 확보에 실패해온 것이 로스쿨 제도에 대한 사회의 불신을 초래하였다고 진단하였다. 그러면서 “로스쿨은 정성요소 평가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고민을 지속하고, 입학위원들의 전문성과 윤리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무엇보다 로스쿨 스스로 입시관련 자료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회적 통제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주희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대변인)는 최근 교육부가 정량평가 비중을 강화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주희 변호사는 “현재 로스쿨 입학전형의 경우 각 평가항목의 세부기준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교육부의 정량평가 비중강화와 평가항목 환산방법 공개 등의 개선방안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고 말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각 로스쿨이 입학전형 과정에서 학벌이나 나이, 부모의 직업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없도록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23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교육부 대학혁신추진단장으로서 로스쿨 도입을 담당했던 곽창신 교수는 현재의 로스쿨 입학전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일본의 실패 원인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최유경 박사(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강사)는 로스쿨 입학위원회를 통해 통합적인 입학관리를 하면서도 개별 로스쿨별 입학전형 관리 및 평가의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로스쿨 입학전형의 기준과 절차, 실제 운영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처럼 이번 ‘로스쿨 입학전형 개선안 모색 공개 좌담회’에 참석한 발제자들의 경우 ‘정성평가’의 중요성을 공통되게 언급했다. 또 현행 로스쿨의 입학전형의 문제점으로 불투명성과 비전문성 그리고 교원의 윤리의식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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