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닮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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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는 C와 D를 데리고 집을 나간 뒤 A에게 이혼소송과 함께 임시양육자 사전처분 신청(친권자 및 양육권자가 지정되기 전까지 이혼소송 기간 중 양육자를 본인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을 제기했다. 가정법원에서는 지금까지 B가 주로 자녀들을 양육해왔고, 형제는 함께 지내는 것이 자녀들의 복리에 부합한다고 파악하여, B를 임시양육자로 지정하는 결정을 내림과 동시에 양육환경조사(부모가 친권·양육권에 대해 다툴 경우 누가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더 적합하지 파악하기 위한 조사)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양육환경조사 진행 중 B가 A에 대한 분노를 A를 닮은 C에게 푸는 방식으로 학대를 가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A의 부모는 A를 닮은 C를 D보다 더 예뻐하고, B의 부모도 마찬가지로 D를 더 예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C와 D를 A와 B 중 일방이 단독으로 양육하게 되면 오히려 어른들의 차별로 C와 D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명백했다. 결국, 가정법원에서는 이례적으로 A와 B에게 분리양육을 제안하였고, A와 B도 이를 수용했다.
이혼소송 내에서 친권·양육권에 대한 다툼이 있을 때 분리양육이 허용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부모가 이혼하여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자녀에겐 큰 혼란을 야기하는데, 형제까지 떨어져 지내게 되면 자녀들에겐 더 큰 상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앞서 소개한 에피소드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분리양육을 허용하기도 합니다. 다만, 어떠한 양육방식이든 간에 ‘자녀의 복리’가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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