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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일반고등학교 수업과 평가의 작동방식(한국교육개발원 제공) |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한국교육개발원이 27일 공개한 ‘KEDI Brief’ 제3호는 오늘날 학교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학생이 마주하고 있는 이러한 현실을 조명하며, 학생평가의 전환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브리프는 김주아 연구책임자의 ‘미래역량 강화를 위한 학생평가 패러다임 전환’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우기 위한 역량중심 교육정책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정작 실제 수업과 평가는 여전히 ‘성적’과 ‘변별’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연구진은 전국 일반고와 IBDP(국제 바칼로레아 디플로마 프로그램) 운영 고등학교의 실제 수업 및 평가 사례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동일한 제도 아래서도 학교의 교육철학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실천이 존재했으며, 특히 평가체제에 따라 수업의 형태와 학생의 학습경험이 확연히 달라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학교 현장에서 수업과 평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영향 요인은 여전히 ‘외부평가’였다. 성취평가제와 과정중심 평가가 도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수능 대비형 지필고사와 객관성을 우선시하는 수행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피드백과 성장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었다.
내신평가에서는 절대평가와 상대평가가 혼재돼 학생들의 학습이 '성장'보다는 '등수'를 위한 전략으로 왜곡되고 있었고, 학생들 사이의 협력적 학습 분위기를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시험 공부”와 “진짜 공부” 사이에서 방황하는 학생들, 경쟁 구도에 익숙해진 교실은 주체적인 학습자가 아닌 수동적인 수험생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IBDP 운영학교에서는 평가가 서술형 중심의 절대평가로 이루어지며, 수업과 평가 모두에서 학생 주체성과 사고력을 촉진하는 흐름이 감지됐다. 개별 프로젝트나 논술형 과제 수행 등 과정 중심의 평가가 중심이 되면서 협력학습 문화도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모습이었다.
다만, IBDP 평가체제는 대입전형과 연계되지 않아 실질적인 제도 안착에는 한계가 있었으며, 이러한 교육목표를 현장에서 공유하고 실현해나가는 데 있어 외부의 평가 관리 시스템과 학교 구성원의 공감대가 핵심 요소로 꼽혔다.
보고서는 현행 평가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수학습 혁신을 통한 평가 신뢰도 확보 ▲교사 간 협력 기반 평가문화 조성 ▲‘학생평가지원센터’ 신설 ▲평가 전문성 강화 체계 구축 ▲상대평가 중심 정책 재검토 ▲개별성과 맥락을 반영한 대입제도 개선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 7가지 정책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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