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호소 적어도 외상 위험 지속…플랫폼 대응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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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F푸른나무재단 제공 |
사이버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들이 겉으로는 큰 고통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외상 후 스트레스(PTSD)를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게시물과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남고 재유포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사건이 끝난 뒤에도 불안과 위협감이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개입과 디지털 보호체계 강화가 필요하다.
BTF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문제연구소는 최근 학술지 '한국청소년연구'에 게재한 연구를 통해 학교폭력 피해 유형에 따라 외상 후 스트레스가 나타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2025년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참여한 피해학생 378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서적 폭력과 성폭력은 피해학생이 느끼는 주관적 고통을 거쳐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사이버폭력은 피해자가 고통을 크게 표현하지 않더라도 외상 후 스트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사이버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평균 점수는 2.15점으로, 사이버폭력 피해가 없는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1.60점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이를 약 1.34배 수준의 차이로 분석했다.
특히 연구진은 사이버폭력이 학생들이 느끼는 주관적 고통과는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피해학생이 "힘들다"거나 "고통스럽다"고 직접 말하지 않더라도 심리적 외상이 누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기존 학교폭력 대응 방식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현재는 피해 학생의 호소 정도나 상담 과정에서 드러난 정서 상태를 중심으로 지원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이버폭력은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위험성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이버폭력의 특성상 온라인 공간에 남아 있는 게시물과 사진, 영상 등이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압박한다고 분석했다. 가해 행위가 종료된 이후에도 재유포 가능성이 존재해 불안감과 위협감이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피해학생의 외상 위험을 조기에 평가하는 동시에 피해 콘텐츠 삭제와 차단, 확산 방지, 신고 이후 조치 결과 확인 등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BTF푸른나무재단의 2025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가해 행위 이후 해당 플랫폼에서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1.4%에 달했다. 신고나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인식하는 이용자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최근 학교폭력 양상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사이버폭력은 익명성과 빠른 확산성 때문에 피해 범위가 넓고, 학교 밖에서도 피해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기존 오프라인 학교폭력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종익 BTF푸른나무재단 상임대표는 "학교폭력은 하나의 절차로 처리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 피해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외상 반응을 남길 수 있는 경험"이라며 "사이버폭력은 피해학생이 고통을 크게 표현하지 않더라도 외상 후 스트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플랫폼 기반 보호체계를 보다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학교폭력 대응이 단순 사안 처리 중심에서 벗어나 피해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회복 지원 체계로 전환돼야 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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