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한일 문화유산 32점 포함, 대규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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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포스터(서울역사박물관 제공) |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조선시대 외교 사절단 ‘통신사’의 문화교류 유산이 역대 최대 규모로 서울에 모인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오는 4월 25일부터 6월 29일까지 특별전 《마음의 사귐, 여운이 물결처럼》을 열고, 조선통신사 관련 유물 128점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으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24건, 일본 및 한국의 지정문화유산을 포함해 총 32건의 보물급 유물이 포함됐다. 규모로만 따져도 총 1,156㎡로 서울역사박물관 개관 이래 최대, 전시물 또한 국내외 18개 기관이 소장한 111건 128점에 달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단순한 외교 사절단의 활동 기록을 넘어, 사람 사이의 정서적 교류와 문학·예술의 흐름을 담아내며, 통신사가 남긴 문화적 여운과 그 현대적 의미를 함께 조명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로는 일본 미구쿠루미타마신사에 봉헌된 에마(繪馬), 조선 사절단의 복식을 담은 <신미통신사정장복식도권>, 통신정사 조엄이 남긴 각오의 글, 시인 이언진이 남긴 바다 위의 시문 <송목관시독> 등 다수의 미공개 유물이 최초 공개된다.
에도에서의 화려한 환대를 금병풍에 담은 <통신사환대도병풍>, 일본인의 시선으로 그린 통신사 행렬도, 여정을 30장면으로 풀어낸 <사로승구도권> 등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2회차(1회: 4.25~5.25/2회:5.27~6.29)로 나누어 일부 유물을 교체 전시하며, 3부 구성으로 ▲국가 외교 사절단, 통신사 ▲평화가 흐르는 길 ▲바다를 건너 흐르는 문화 등으로 나뉜다. 전시 기획은 ‘국가 외교에서 개인의 문화교류로’라는 변화를 촘촘히 엮어냈다.
통신사들이 지나간 여정은 단순한 외교가 아닌, 문화와 감정의 교류의 장이었고, 조선의 정체성을 국제 사회에 드러내는 대표적인 문화외교였다. 일본은 이들의 방문을 국가적 의례로 간주하고, 숙소 건설과 도로 정비, 준설 작업까지 수천 명이 동원되는 등 철저한 준비로 대응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관람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적 영상 아티스트 장 줄리앙 푸스와 협업한 몰입형 영상 3편도 전시에 포함시켰으며,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을 위한 체험형 콘텐츠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통신사 여정을 주제로 한 보드게임, 유물 퀴즈존, 학급단체 교육 등이 그것이다.
전시 개막일에는 경희궁 숭정전에서 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가 진행되며, 5월 23일에는 국제학술심포지엄도 예정돼 있다. 고(故) 신기수 선생의 다큐멘터리 상영회, 갤러리 토크, 미술사 강연 등도 풍성하게 구성됐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박물관 개관 이후 가장 큰 규모이자, 통신사 관련 전시 중 가장 방대한 콘텐츠를 담은 행사”라며 “양국의 신뢰와 교류가 켜켜이 쌓인 유산을 통해 ‘마음의 사귐’이라는 깊은 역사적 울림을 느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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