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국 석학부터 동유럽 냉전 연구자까지 글로벌 협력 확대
아카이브 구축·공공외교 가속…75주년 맞아 역사 외교에 힘 실린다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정부가 한국전쟁 75주년을 맞아 국제 사회와의 역사 외교를 본격화하고 있다. 해외 석학을 발굴해 전쟁기록 보존에 참여시키는 등 공공외교와 아카이브 체계를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24일 전쟁기념사업회가 운영 중인 ‘국제자문위원단(KWO)’의 자문위원 26명 중 17명을 ‘국제(글로벌) 인재 발굴 사업’을 통해 직접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9명은 추가 위촉 절차를 밟고 있으며, 참여 국가도 기존 유엔 참전국 중심에서 동유럽까지 확대됐다.
이 사업은 6‧25전쟁의 세계사적 의미를 조명하고, 국제사회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해외 석학과 연구자들을 정부 정책 자문에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인사처는 국제학회, 해외 대학 및 기록물 연구소, 국가인재DB 등을 통해 11개국에서 총 17명의 외국인을 선발해 국제자문위원단으로 연계했다.
대표 사례로는 필리핀의 네빌 제이마나오이스 마닐라 아테네오대 교수가 있다. 그는 2006년부터 필리핀의 6‧25전쟁 참전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 온 인물로, 인사처의 추천을 통해 위촉돼 전쟁기념사업회의 아카이브 구축에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폴란드 국립기억연구소 연구원이자 야기엘로니안대학교 교수인 마렉 한데렉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냉전기 폴란드의 중립국감독위원회 활동을 연구하며 한국과의 역사적 접점을 탐색 중이다. 한데렉 교수는 앞으로 집필 중인 저서의 참고 자료를 아카이브에 제공할 예정이다.
튀르키예 국방대와 이스탄불대에서 활동 중인 정은경 교수는 ‘국민추천제’를 통해 본인이 직접 자문위원 참여를 신청한 사례다. 6‧25전쟁 당시 튀르키예의 파병 관련 논문을 발표해 온 그는 현재 전쟁기념사업회의 튀르키예 파병 관련 자료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제적으로 활동 중인 역사학자들을 정부가 직접 연결하고 있는 가운데, 전쟁기념사업회 아카이브센터 김건호 학예사는 “전 세계에서 점차 잊히는 6‧25전쟁의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해외 인재 발굴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제자문위원단은 유엔 참전국, 중부 및 동유럽 등지의 석학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6‧25전쟁의 세계사적 조명 ▲국제기록물 아카이브 체계 구축 ▲전쟁의 기억 공유를 통한 평화 담론 형성 등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은영 인사혁신처 인재정보기획관은 “앞으로도 해외 전문 인재들이 정부의 기록 보존, 정책 자문, 공공외교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촘촘히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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