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술이 왜 안 팔릴까"… 한국 기업 글로벌 실패의 원인을 짚다

서광석 기자 / 2026-08-19 11:49:01
허영무 지음 『좋은 기술은 왜 시장에서 실패하는가』 출간 "실패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기술이 시장과 만나는 방식" … 20년 현장 경험 집약
▲『좋은 기술은 왜 시장에서 실패하는가』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갖춘 한국 기업이 왜 해외 시장 앞에서는 번번이 좌절할까. 이 물음을 정면으로 파고든 글로벌 비즈니스 실전서가 출간됐다. 도서출판 OHK(리퍼블릭미디어)는 20년간 해외 시장 현장을 지켜본 허영무 저자의 『좋은 기술은 왜 시장에서 실패하는가(Why Great Tech Fails)』를 6월 20일 펴냈다. 부제는 '한국 기업이 미국시장에서 신뢰를 쌓고 매출로 연결하는 법'이다.

저자의 진단은 통념을 뒤집는다. 해외 시장에서의 실패는 기술력이나 실행력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문제는 기술 자체보다, 기술이 시장과 만나는 방식에 있었다"며 "실패의 핵심은 사람의 부족함보다 구조의 결함에 더 가까웠다"고 말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고객의 언어로 번역되지 못하면 '제품 설명서 안에 머무는 혁신'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책의 핵심 통찰은 고객의 심리를 읽는 대목에 있다. 저자는 제조사가 자부심을 갖는 혁신적 스펙이 정작 고객에게는 새로운 '가치'가 아니라 '리스크(위험)'로 먼저 읽힌다고 분석한다. "이걸 도입했다 문제가 나면 누가 책임지지?"라는 고객의 속내를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기술일수록 오히려 더 쉽게 거절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즈니스 리더의 역할은 낯선 기술적 사실을 고객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익숙한 가치'로 번역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은 3부로 짜여 있다. PART 1 '글로벌 정글의 법칙을 이해하라'에서는 미국·일본·중동 등 시장별 비즈니스 문법과 신뢰의 작동 원리를 다룬다. PART 2 '시장을 뚫는 무기를 가져라'는 솔루션 판매, 입찰 전략, 문화의 '결' 읽기 등 실전 무기를 제시한다. PART 3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에서는 조인트벤처의 갈등 구조 파악, 멀티 네트워크 전환, 현지 파트너십 등 협업의 기술을 안내한다. 각 장은 저자가 현장에서 겪은 사례로 채워져 실행 가능한 지침으로 읽힌다.

저자 허영무는 20년간 대기업 조직에서 본사의 전략을 현장에 적용하는 '관리자이자 대리인'으로 일하다, 판 자체를 바꾸는 '설계자'의 길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일본·중동을 넘나드는 해외 시장에서 수많은 거절과 고립을 겪으며 얻은 통찰을 이 책에 담았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실패는 흠이 아니라 학습 비용"이라며 "현장에서 얻은 실패 경험은 사업가에게 단단한 자산이 된다"고 적었다.

 

피앤피뉴스 /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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