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후원으로 시작된 시범사업… 향후 전국 확대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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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런 홈페이지 캡쳐 |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왜 난 안 돼요?” 서울 서초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한 아이가 물었다. 옆 친구는 서울런 강의를 듣고 있지만, 자신은 대상자가 아니라 이용할 수 없다는 현실. 센터장은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없었다. 같은 공간, 같은 환경에서 살아도 단지 소득기준 때문에 나뉘는 차별은 아이들에게 낙인으로 남는다.
서울시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중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서울런 맞춤형 학습지원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기존 소득요건에 갇혀 이용하지 못했던 아이들에게도 동등한 학습기회를 제공해, 교육격차를 완화하고 낙인 없는 보편적 학습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시범사업은 오는 7월부터 연말까지 6개월간 ▲실시간 멘토링 ▲비대상자 콘텐츠 개방 ▲학습관리 기능 강화의 3대 지원방향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우선, 중학교 1학년 200명을 대상으로 ‘서울런 PT’ 실시간 멘토링이 운영된다. 영어 또는 수학을 주 3회 60분씩 1:N 방식으로 학습하며, 아직 학습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저학년들에게 자기주도적 학습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시에 기존에는 서울런 가입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배제됐던 중학생 300명도 이번 사업을 통해 6개월간 무료로 서울런 학습 콘텐츠를 제공받게 된다. 이제는 센터 안에서 누구는 이용하고 누구는 못 보는 일이 없어진다. 서비스 차단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나 낙인 우려 없이, 자연스럽게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목표다.
센터의 교육 기능도 함께 강화된다. 모든 센터에 전용 서울런 ID가 발급되며, 아동들의 콘텐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가이드도 함께 제공된다. 시험 대비 팁이나 콘텐츠 추천 같은 실질적인 지침도 포함되며, 서울시는 각 센터에 멘토를 따로 배치해 튜터 부담을 낮추고 멘토링 공간도 센터 여건에 맞게 조정할 계획이다.
지역아동센터 현장에서는 그간 서울런 이용 대상자와 비대상자가 함께 생활하면서도 이용 여부가 갈리는 구조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서울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낙인 없는 지원”을 중심 기조로 내세우며, 단순한 혜택 제공을 넘어 제도의 실질적 수혜체계를 설계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서울시와 함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NH농협의 민간 후원으로 운영되며, 사업 수행은 ‘함께하는 사랑밭’이 맡는다. 올 연말까지 약 105개 지역아동센터에서 중학생 500명이 참여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모집 일정과 상세한 사업 내용은 오는 6월 서울런 공식 홈페이지(slearn.seoul.go.kr)를 통해 공개된다.
정진우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서울런은 누구나 공정한 출발선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희망의 사다리”라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아동센터 내에서는 누구나 차별 없이 교육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울런은 지난 2021년 8월 처음 시작돼 현재까지 약 3만 4천 명의 회원이 이용 중이다. 수혜 가구 가운데 최근 2년간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본 가구의 월평균 절감액은 약 34만7천 원에 달했다. 특히 2025학년도 수능 응시자 가운데 서울런을 통해 782명이 대학에 합격하는 성과도 기록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충북·평창에 이어 올해 김포, 인천과도 협약을 체결하며 전국 확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6월 제2차 정책설명회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체계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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