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정 68년…임대차·전세권부터 취득·소멸시효까지 ‘현대화’ 논의

마성배 기자 / 2026-08-19 11:13:25
형사·법무정책연구원·고려대 법학연구원, 용익법·권리변동법 개정 쟁점 점검
주택·상가 임대차와 지상권·지역권 등 국민 재산권 관련 제도 집중 논의
법무부, 계약법 이어 담보법·권리변동법 개정안 마련 중
▲학술대회(사진 제공: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1958년 제정된 민법이 68년을 맞은 가운데 임대차와 전세권, 지상권을 비롯해 부동산 물권변동과 취득·소멸시효 등 국민의 주거·경제생활과 밀접한 제도를 현재의 사회·경제 환경에 맞게 손질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법무부가 계약법에 이어 담보법과 권리변동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이 현행 규정의 개선 과제를 짚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은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7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CJ법학관에서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민법개정방안 연구(Ⅲ)-용익법·권리변동법의 현대화’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민법 가운데 국민의 주거와 영업, 재산권 행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용익법과 권리변동법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민법 제정 이후 달라진 사회·경제 구조와 거래 환경을 현행 법체계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논의의 중심에 놓였다.

특히 법무부가 2023년 6월 민법개정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민법 현대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논의는 실제 개정 작업과도 맞물린다. 법무부는 계약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데 이어 후속 과제로 담보법과 권리변동법 규정에 대한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학술대회는 용익법과 권리변동법 두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용익법 세션에서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임대차 제도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김영두 충남대 교수가 ‘임대차 규정 및 체계의 개선’을 발표했고, 조경임 충남대 교수는 ‘전세권 제도의 검토 및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홍윤선 국립군산대 교수는 지상권 규정의 개선방안을, 김태훈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권 규정의 개선 문제를 각각 다뤘다.

민법뿐 아니라 특별법 형태로 운영되는 주택·상가 임대차 제도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이동진 서울대 교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개정과제’를, 최준규 서울대 교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개선’을 주제로 발표했다.

용익법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일정한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있는 권리와 관련된 영역으로, 주택이나 상가 임대차를 비롯해 전세권·지상권·지역권 등 일상적인 재산관계와 맞닿아 있다. 부동산 이용 형태와 주거·영업 환경이 민법 제정 당시와 크게 달라진 만큼 기존 규정과 특별법 사이의 관계를 포함한 제도 정비가 핵심 과제로 다뤄졌다.

별도로 열린 권리변동법 세션에서는 재산권이 발생하거나 이전·소멸하는 과정에서 적용되는 민법 규정의 개선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최윤석 충남대 교수는 ‘부동산 물권변동의 기본원칙’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조인영 연세대 교수는 취득시효 규정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박성은 계명대 교수는 소멸시효 규정의 개선을, 정신동 한국외대 교수는 채권양도 규정의 개선을 두 차례에 걸쳐 다뤘다. 각 발표 뒤에는 전문가 지정토론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두 세션에서 임대차와 전세권 같은 실생활 영역부터 물권변동·시효·채권양도까지 함께 다뤄진 것은 민법 현대화가 개별 조문의 수정에 그치지 않고 재산법 체계 전반의 정합성을 함께 살펴야 하는 작업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인구구조 변화, 새로운 거래 형태의 등장으로 민법 제정 당시 예상하기 어려웠던 법률관계가 늘면서 기존 규정이 현재의 거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는지에 대한 검토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김재형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 검토위원장은 “1958년 제정 이후 68년이 지난 민법은 새로운 시대의 현실에 적합하면서도 글로벌스탠더드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현대화돼야 한다”며 계약법과 담보법에 이어 진행되는 용익법·권리변동법 연구가 민법 개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정민 법무부 법무실장도 이윤구 법무과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2023년 6월 민법개정위원회 출범 이후 계약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담보법·권리변동법 규정에 대한 후속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웅석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장은 김한균 부원장이 대독한 개회사에서 민법을 국민 일상생활과 사회·경제 질서를 규율하는 기본적인 법적 토대로 규정하고, 디지털 전환과 저출산·고령화 등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민법전 현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주원 고려대 법학연구원장은 용익법과 권리변동법이 국민의 일상적인 주거·경제생활 및 재산권 행사와 직접 연결된 분야라며 민법 제정 이후의 사회·경제 변화를 반영하는 제도 정비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됐으며 정부부처와 학계·법조계, 유관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일반 시민과 학생들도 참여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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