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신경데이터 법적 지위와 신경권 보호, 의료기기 규제 기준 검토
뇌신호 해독 AI의 고영향 인공지능 해당 여부·사고 책임 소재 논의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의료·재활을 넘어 일상생활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면서 뇌파 정보 보호와 인공지능(AI)의 책임 범위가 새로운 법적 과제로 떠올랐다. 개인의 신경정보를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는지, AI가 뇌신호를 잘못 해석해 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등을 둘러싼 제도적 검토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법제연구원은 6일 오전 10시 30분 연구원 대회의실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뉴럴링크 일상혁신과 규제혁신'을 주제로 제2차 '상상(相想)살롱'을 개최했다.
BCI는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측정·분석해 컴퓨터나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신체 움직임이 어려운 환자의 의사소통과 재활을 돕는 의료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제시돼 왔으며, 최근에는 산업현장과 일상생활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기술 활용이 다양해지면서 기존 법체계로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뇌파와 신경데이터는 개인의 신경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포함할 수 있어 일반적인 개인정보와 구별되는 보호 기준이 필요한지가 주요 쟁점이다.
이날 양성구 인천대학교 교수는 '산업현장의 BCI 실용화 사례와 일상 규제혁신'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김주섭 서강대학교 아트&테크놀로지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정천기 서울대학교 교수, 김대중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현대호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인숙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엄주희 건국대학교 교수가 토론에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뇌파·신경데이터의 법적 성격과 개인의 정신적 사생활 및 자율성을 보호하는 신경권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 뇌신호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어떤 법적 기준으로 관리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BCI 기기의 규제 범위도 검토했다. 뇌에 장치를 삽입하는 이식형 BCI와 신체 외부에서 뇌파를 측정하는 비침습 기기를 의료기기와 일반 건강관리·웰니스 제품 중 어디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인지가 쟁점으로 제시됐다.
같은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질병 진단·치료 목적과 일반적인 건강관리 목적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기기의 사용 목적과 위험 수준을 고려한 규제 기준이 요구된다.
뇌신호 해독 AI가 고영향 인공지능에 해당하는지와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AI가 이용자의 뇌신호를 잘못 해석하거나 기기가 의도와 다르게 작동할 경우 개발자와 제조사, 운영자 등의 책임 범위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BCI는 뇌신호 측정 장치와 AI 분석 기술, 외부 기기가 결합할 수 있어 사고 원인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기술의 안전성뿐 아니라 사고 발생 이후 책임을 판단할 수 있는 법적 기준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토론에서는 BCI 기술이 일상에 적용되기 전에 이용자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다뤄졌다. 특히 신경정보 보호와 AI의 판단 책임은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롭게 검토해야 할 규제 영역으로 제시됐다.
정명운 한국법제연구원 부원장은 "BCI 기술은 의료와 재활을 넘어 우리의 일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기술의 발전 방향과 사회적 영향을 미리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상상살롱이 다양한 관점에서 의견을 나누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질문을 발견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법제연구원은 신기술의 일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제도적 문제를 발굴하기 위해 '상상(相想)살롱'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확인된 규제 쟁점을 법제 연구와 정책 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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