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누구나 AI 법률조력 받는다…‘보편적 법률복지’ 5대 모델 제안

마성배 기자 / 2026-08-14 10:47:45
형사·법무정책연구원, AI 활용 ‘보편적 법률복지’ 전환 모델 제시
국민참여·감시·지원·보호·통합형 등 5대 법률복지 체계 구체화
▲'과학기술을 활용한 보편적 법률복지시스템 구축 방안' 보고서 표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국민을 대상으로 분쟁이나 소송이 발생한 뒤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기존 법률구조 체계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방형 법률복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국민 누구나 AI를 통해 법률 정보와 사법 절차를 안내받고,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이나 법적 위험을 미리 파악하는 방식이다. 법률서비스의 범위를 소송 지원에서 권리 안내와 입법 참여, 개인정보 보호까지 넓히자는 구상도 포함됐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은 14일 연구총서 ‘과학기술을 활용한 보편적 법률복지시스템 구축 방안’을 발간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법률복지 체계의 청사진을 내놨다. 연구책임자는 강석구 선임연구위원이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현행 법률구조의 대상과 시점이다. 기존 제도가 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법률 문제가 발생한 이후 지원하는 선별적·사후적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국민 전체가 일상에서 법률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분쟁과 권리 침해를 예방하는 체계로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헌법상 국민주권 원칙과 AI 기술을 결합한 ‘보편적·예방적 법률복지(Universal Legal Welfare)’ 개념을 제안했다. 국민을 법이 정한 내용을 따르는 수범자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법의 형성과 감시, 활용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주체로 전환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구체적인 틀은 국민참여형·국민감시형·국민지원형·국민보호형·국민통합형 등 5개 모델로 구성했다. 법률 지원을 변호사 조력이나 소송비용 지원에 한정하지 않고 입법·행정 과정에 대한 국민 참여와 감시, 개인의 권리 보호까지 포괄하는 구조다.

소송이 시작된 뒤 법률구조를 제공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국민이라면 누구나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법률정보와 사법 절차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복지서비스도 ‘신청해야 받을 수 있는 구조’에서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개인별로 보장된 복지 권리와 행정·사법상 수급 자격을 지능형 시스템이 분석해 해당 국민에게 먼저 알려주는 방식이다. 자신이 어떤 지원 대상인지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기술을 통해 줄이는 접근이다.

다만 법률·행정 분야에서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개인정보 보호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된다.

보고서는 주민등록번호가 직접 노출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민정보중앙관리시스템’(가칭)과 같은 중앙 분리관리 방식을 포함한 데이터 보호 인프라 개편안을 담았다.

AI를 국민의 입법·행정 감시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공공데이터와 판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보존하고 이를 토대로 AI가 법률안을 분석하거나 상시 검증할 수 있도록 입법·행정 정보를 개방하는 모델이다.

연구진은 수사·기소 분리 등 권력기관 개혁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형사 분야 중심의 조직에서 벗어나 헌법·민사와 보편적 법률복지 정책까지 담당하는 부처로 역할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국가기관과 법률전문가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국민에게도 이에 상응하는 기술적 수단을 보장해야 한다는 ‘디지털 방어권’ 개념도 꺼내 들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체계가 국내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도 내다봤다. 국민주권과 법치주의를 결합한 디지털 법률복지 플랫폼과 관련 법제를 하나의 정책 모델로 구축할 경우 향후 글로벌 사우스 국가 등에 ‘한국형 보편적 법률복지’ 모델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석구 선임연구위원은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지금, 기술 발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국민이 법의 진정한 주인이 되고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누리게 만드는 것이 ‘보편적 법률복지’의 궁극적 목표”라며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5대 모델과 AI 사법 인프라가 향후 디지털 민주주의와 법률복지 체계를 논의하는 데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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