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그만두고 싶다” 28.5%…아동·청소년 마음건강 경고등

마성배 기자 / 2026-05-13 10:23:29
초중고생 8764명 조사…여학생 정신건강 위험 더 높아
“죽고 싶다 생각했다” 27%…학업 문제가 가장 커
“도움받을 사람 없다” 9%…조손가정은 24.6% 달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디지털 환경과 학업 경쟁 속에서 아동·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우울감과 외로움, 학업 번아웃 호소가 늘어나는 가운데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싶었다고 답한 청소년 비율도 30%에 육박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5 아동·청소년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이행 연구-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고 답한 비율은 27.0%로 나타났다. ‘가끔 생각한다’는 응답이 23.0%, ‘자주 생각한다’는 응답은 4.0%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생 8,7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의 11개 권리 영역을 기준으로 아동·청소년 권리 수준과 인권 실태를 종합 조사했다.

실제 자해 경험 응답도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9.9%는 자해를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가끔 시도한다’는 응답은 4.3%, ‘자주 시도한다’는 응답은 1.0%였다.

죽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로는 학업 문제가 3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래·진로 불안 20.0%, 가족 갈등 18.5%, 선생님·또래와의 갈등 8.4%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꼽은 비율은 0.8%였다.

특히 여학생의 정신건강 위험 신호가 두드러졌다.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는 응답은 남학생 20.1%, 여학생 34.3%로 조사돼 여학생 비율이 약 1.7배 높았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문제도 확인됐다.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4.1%, 고민이 있을 때 털어놓을 상대가 없다는 응답은 8.9%, 위기 상황에서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9.0%였다. 조손가정에서는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는 비율이 24.6%까지 올라갔다.

실제 조사에서는 “이야기할 사람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이 40%를 넘겼고, “나는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도 45%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돼 있다고 느낀다는 응답 역시 확인됐다.

학교생활에 대한 피로감도 뚜렷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28.5%로 집계됐다. 초등학생은 21.8%, 중학생은 28.6%, 고등학생은 35.1%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로는 ‘공부하기 싫어서’가 26.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25.9%, ‘성적이 좋지 않아서’ 11.6%, ‘괴롭힘을 당해서’ 7.1%, ‘친구 관계가 힘들어서’ 7.0% 순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한 학업 이탈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 누적에 따른 무기력과 번아웃 현상으로 해석했다.

신체적·정서적 폭력 문제도 이어졌다.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최근 1년간 신체적 벌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25.3%였고, 교사로부터 신체적 벌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4.3%로 나타났다.

성적인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1%였다. 남학생은 2.7%, 여학생은 3.6%였다. 하지만 피해 이후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는 응답은 33.9%에 달했다. 고등학생의 경우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비율이 55.9%로 더 높게 조사됐다.

디지털 환경에 대한 불안도 컸다. 온라인상에서 이름이나 주소 등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한다는 응답은 62.2%, 사진·동영상 유출을 걱정한다는 응답은 60.5%였다. 반면 온라인 피해 발생 시 도움을 받을 곳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71.0%로 집계됐다.

기후위기 인식도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80.5%는 기후변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60.2%는 자신에게도 영향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기후변화 대응 방법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79.2%였다.

참여권 보장 수준에 대해선 74.3%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다만 청소년 참여가 어려운 이유로는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는 응답이 39.3%로 가장 많았고,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 보는 사회 인식’이라는 응답도 24.7%로 나타났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동·청소년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초등학생 시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투표권이 없는 아동·청소년 정책은 선거 과정에서 우선순위가 밀리기 쉬운 만큼 정부가 아동·청소년 권리 보장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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