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사시폐지 유예 4년, 논란만 더 키웠다

이선용

gosiweek@gmail.com | 2015-12-10 14:53:00

▲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를 오는 2021년으로 4년 더 연장한다는 공식입장을 지난 3일 발표한 가운데 각계각층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로스쿨 학생과 고시생들은 각자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초강수를 두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들은 자퇴서 카드를 꺼내들며 법무부의 사시폐지 유예 방침을 철회하라고 압박하고 있고, 고시생들은 삭발식을 통해 사시존치의 필요성과 로스쿨생들의 자퇴서 수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좌측부터) 로스쿨 학생들의 자퇴서 제출, 법무부 공식입장 발표, 고시생들의 삭발식의 모습이다.
 


로스쿨생, 자퇴서 초강수

고시생, 존치 염원 삭발식

교수·법조단체들도 사시존폐

놓고 강경대응 나서고 있어

 

법무부가 지난 3일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4년 더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를 둘러싼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사법시험 존치, 폐지를 주장하는 양쪽 모두 극단적인 행동을 예고, 법무부를 압박하였다.

 

이에 법무부는 4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시 폐지 연장은 법무부의 최종결정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법무부의 입장에 반발한 로스쿨 학생들은 자퇴서를 제출하며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고, 이들을 가르치는 로스쿨 교수들은 사법시험 및 변호사시험의 출제를 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로스쿨 출신 법조인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는 법무부가 사시폐지 유예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법무부장관의 퇴진운동을 강력히 진행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사시존치 주장자들은 로스쿨 학생들이 자퇴로 정부와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며 규탄하였다. 또 법무부는 국민들의 뜻에 따라 흔들리지 말고 사시존치 논란을 조속히 해결할 것을 주장하였다. 사법시험 존치를 강력히 주장해온 대한변협과 서울변회, 대한법학교수회 등도 ‘한시적’인 유예는 미봉책에 불과한 만큼 관련 법안을 즉각 처리해 줄 것을 촉구하였다.

 

“사시폐지!”, 자퇴·문제출제 거부 등 초강수

법무부의 입장 이후 로스쿨 학생들은 수업을 거부하며, 대책마련에 나섰고 결국 ‘자퇴’라는 초강수를 띄웠다. 로스쿨학생협의회는 “법무부는 사시 폐지 유예입장을 철회하고, 법무부 장관은 전국민적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 로스쿨 학생들은 법무부가 사시폐지 유예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5개 로스쿨원장들로 구성된 로스쿨협의회는 법무부가 ‘떼법’을 용인했다며 강하게 비판하며,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의 문제 출제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로스쿨협의회는 “법무부가 떼쓰는 자들에게 떠밀려서, 합당한 사유에 근거한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사법시험 연장이라는 미봉책을 내 놓았다”며 “25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은 법무부가 주관하여 2016년 1월 시행되는 사법시험 및 변호사시험의 출제를 비롯한 모든 업무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한국법조인협회 역시 “사법시험 폐지 유예는 온 국민과 법조계를 혼란의 구렁텅이로 빠뜨릴 뿐 아무런 유익이 없는 의견”이라고 비판하며, 철회되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법무부의 법집행이 보다 바르게 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시존치!”, 법안 조속히 통과·고시생 삭발식까지

“4년이라는 한시적 기간을 설정한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난 3일 법무부의 공식 입장을 전해들은 존치론자들은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고시생들은 사시폐지 유예를 철회하라며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는 로스쿨생들의 자퇴서를 즉각 처리할 것과 실력만으로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먼저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무부는 사시존치를 바라는 절대 다수 국민의 여망(법무부 자체 여론조사 결과 사시존치 85.4% 찬성)을 외면한 것”이라며, 법무부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대다수 국민의 열망이 확인되고 있고, 주무부서인 법무부조차 현 시점에서 사법시험의 폐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한 이상 국회는 망설이지 말고 즉시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지난 7일 서울대 로스쿨 법학관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한 고시생들은 “스펙과 배경이 없어서 서울대 로스쿨에 가지 못하지만, 우리는 실력만으로 법조인이 되고 싶다”며 “국민들의 85%가 사법시험을 지지하는 만큼 사법시험과 로스쿨을 병행하라”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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