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유소년 배우들 무대에 박수…달꿈극단 '미로와 푸른귀 이야기' 성료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08-06 14:23:50

CKL스테이지 3회 공연 객석 대부분 채워…청각장애 청소년 연기에 관객 호평
'듣는다는 것'의 의미 담은 창작연극…현실과 기억 넘나드는 성장 이야기 전해
사랑의달팽이, 연극·음악·멘토링으로 청각장애 청소년 문화예술 활동 지원
▲사랑의달팽이 제공

 






청각장애 유소년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함께 나눈 창작연극이 관객들의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장애를 넘어 배우로서 성장한 청소년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어우러지며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통합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는 청각장애 유소년 연극단 '달꿈극단'이 창작연극 '미로와 푸른귀 이야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공연은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모두 3회 열렸으며, 회차마다 200석 규모의 객석이 대부분 채워질 정도로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김양구 작가와 추미정 연출이 함께한 이번 작품은 혜성이 지구에 다가오며 혼란에 빠진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인공와우를 착용한 소녀 '미로'가 정체불명의 신호를 따라 현실과 과거, 기억이 교차하는 세계로 들어가 전쟁을 피해 아이들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과 '푸른귀'를 만나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과정을 그렸다. 작품은 단순한 판타지 서사를 넘어 '듣는다'는 행위가 타인을 이해하고 잊힌 삶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무대에는 청각장애 단원 김예린, 김찬솔, 박승민, 박승혜, 오예나, 이윤아, 장윤소, 최시현, 홍수민과 성인 배우들이 함께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관객들은 청각장애 유소년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전문 배우들과의 조화, 몰입감 있는 전개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공연이 끝난 뒤에도 작품이 전한 메시지가 오래 남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객은 "청각장애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에 관심을 갖고 공연장을 찾았지만 공연이 시작된 뒤에는 장애보다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됐다"며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사랑의달팽이 청각장애 연극단이 '달꿈극단'이라는 새 이름으로 선보인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달팽이의 꿈'과 '달팽이들의 꿈의 무대'라는 뜻을 담은 달꿈극단은 2022년 창단한 청각장애인 연극단 '옥탑방달팽이'를 새롭게 개편한 것으로, 공연 활동뿐 아니라 발성·호흡·연기 교육을 통해 청각장애 청소년의 언어재활과 사회성, 자존감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미로 역을 맡은 최시현 배우는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것이 긴장됐지만 공연을 준비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관객들이 공연에 집중하고 함께 웃어주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만든 이야기가 잘 전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우리금융미래재단과 서울경제진흥원의 후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CKL스테이지 공간 지원으로 제작됐다. 사랑의달팽이는 연극 활동 외에도 클라리넷앙상블 운영과 멘토링, 직업체험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청각장애 청소년의 사회 적응과 자립을 지원하고 있으며, 난청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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