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국 학생들이 만든 ‘건강 해법’…AI 웹앱으로 겨룬 e-ICON 세계대회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08-07 08:17:04

252개 팀·756명 예선 참가…8개국 10개 글로벌팀 본선 진출
정신건강·금연부터 치매 예방·갱년기 관리까지 학생들이 AI로 해결책 제시
역대 31개국 1285명 참여·교육용 앱 228개 개발…창업·대학 진학으로도 이어져
▲2026년 본선대회 오프라인 행사 현장(출처: 교육부)

 

 





청소년의 마음 건강을 살피고 금연을 돕는 서비스부터 치매 예방, 의료취약계층의 복약 관리까지. 한국과 해외 중·고등학생들이 서로 다른 국가와 학교의 경계를 넘어 한 팀을 이뤄 일상에서 마주하는 건강 문제를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로 풀어냈다.

교육부와 한국디지털교육협회는 7일 서울 스탠포드호텔에서 ‘제16회 이아이콘(e-ICON) 세계대회’ 최종 심사와 시상식을 개최한다. 국내외 학생과 교사 등 80여 명이 참석하며, 오전 포스터 심사와 오후 발표 심사를 거쳐 중·고등부 수상작을 가린다.

e-ICON 세계대회는 국내외 중·고등학생들이 글로벌팀을 구성해 유엔(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와 관련된 교육용 앱을 공동 개발하는 국제 AI·소프트웨어 경진대회다. 올해 주제는 SDGs 3번인 ‘건강과 웰빙 증진’으로 정해졌다.

올해 경쟁은 예선부터 치열했다. 지난 3~5월 진행된 참가자 모집에 16개국 252개 팀, 학생과 교사 756명이 참여했다. 제출된 웹앱 개발계획서를 심사해 국내 10개 팀과 해외 10개 팀을 먼저 선정한 뒤 학교급과 개발 주제 등을 고려해 서로 짝을 지었다.

이를 통해 한국을 비롯해 르완다, 말레이시아, 몰도바,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8개국 학생들로 구성된 10개 글로벌팀이 본선에 올랐다. 이들은 지난 7월 6일부터 31일까지 4주간 온라인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웹앱을 개발했다. 이어 이달 3일부터 한국에서 직접 만나 닷새간 공동 개발과 최종 발표 준비를 이어갔다.

올해는 대회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 설치형 앱 대신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웹앱(Web App)’을 개발하도록 방식을 바꿨다.

예선 참가팀은 2024년 118개 팀(354명)에서 지난해 141개 팀(423명), 올해 252개 팀(756명)으로 증가했다.

본선에 오른 작품들은 학생들의 생활과 맞닿은 건강 문제를 AI 기술과 결합했다.

중등부에서는 하계중학교와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MoodMap’을 개발했다. 정신건강 진단을 받기 전 단계에 있는 청소년이 자신의 정서를 관리하고 필요할 경우 또래나 전문가와 조기에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한 AI 기반 웹 플랫폼이다.

학성중학교와 말레이시아팀의 ‘Bloom’은 청소년의 금연과 니코틴 의존 습관 관리를 돕는 익명 AI 웹앱이다. 공산중학교와 필리핀 학생들이 만든 ‘IEUM’은 웨어러블 기기의 생체정보와 감정 분석을 활용해 청년층의 정신건강 관리를 지원한다. 성재중학교와 방글라데시팀은 청소년의 디지털 기기 사용과 수면 습관 개선을 돕는 AI 코칭 플랫폼 ‘LightHouse’를 내놨다.

고등부에서는 건강 문제의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충남삼성고와 몰도바 학생들이 공동 개발한 ‘SnapCare’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의료 접근성이 낮은 사람을 위해 이미지와 음성을 활용해 영양·복약 관리를 돕는다.

대전대신고와 르완다 학생들은 취약 청소년의 일상 회복과 지역 보건도우미 연결을 지원하는 정신건강 플랫폼 ‘ARK’를 만들었다. 부산기계공고와 우즈베키스탄팀의 ‘Daily Cog’는 전 연령의 인지 건강과 치매 예방을 위한 AI 맞춤형 두뇌 훈련 서비스다.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와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개발한 ‘FlowCare’는 폐경 이행기 여성의 증상과 복약 관리, 진료 준비를 지원한다. 선린인터넷고와 방글라데시팀은 스마트폰 가상현실 노출치료(VRET)와 AI 상담을 결합해 불안과 번아웃 완화를 돕는 ‘MonAndo’를 선보였다. 청심국제고와 인도네시아팀의 ‘Hugrow’는 가족 간 정서적 유대와 건강 습관, 사회적 기여를 연결하는 공동 웰니스 플랫폼으로 구성됐다.

몰도바 학생들과 팀을 이룬 충남삼성고 김도훈 학생은 외국 학생들과 협업하면서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었다며 이번 경험을 향후 창업이라는 꿈을 이루는 자산으로 삼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우즈베키스탄 참가자 파르비나 바호디로바는 언어 장벽을 비롯한 어려움을 팀원들과 해결하며 결과물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사브리 시레갈 역시 한국 학생들과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를 논의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가진 서비스의 중요성을 체감했고, 대회가 끝난 뒤에도 개발 결과물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최종 수상팀은 웹앱 완성도와 주제 적합성, 발표 내용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중·고등부 1등에는 각각 교육부 장관상, 2등에는 한국디지털교육협회장상이 수여된다. 3등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상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상이 각각 주어진다.

개발된 웹앱은 대회 누리집에 공개하고 오는 9월 열리는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도 시연할 예정이다. 해외 참가 학교는 디지털 교육 허브학교로 지정해 AI·디지털 교육 분야의 국제 교류망도 이어간다. 한국과 해외 지도교사들은 이번 오프라인 기간 별도의 공동연수를 통해 각국 교육과정과 환경에 맞는 웹앱 수업 활용 방안도 함께 만들었다.

e-ICON은 2011년 첫 대회 이후 올해 16회째를 맞았다. 지난 15년 동안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31개국 중·고등학생과 교사 1285명이 참가해 교육용 앱 228개를 개발했다. 일부 결과물은 실제 현지 서비스로 이어졌다. 2019년 우즈베키스탄 참가자가 만든 다운증후군 아동 지원 앱 ‘SunChild’는 실제 배포돼 UN 기관에 소개됐으며, 지난해 르완다 참가팀의 프로젝트는 농민과 농업협동조합을 지원하는 ‘Agrochain’으로 발전해 실제 서비스로 연결됐다.

방글라데시 참가자는 2025년 KAIST에 입학했고, 지난해 참가한 르완다 학생은 이후 ‘NeuroLab’을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참가자는 독일 기업의 디자인 매니저로 취업했으며 인도네시아 참가자는 e-ICON에서 익힌 AI 기술을 활용해 현지 소프트웨어 기업 인턴십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윤홍 교육부 인공지능인재지원국장은 “학생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공지능·디지털 역량을 기르길 바란다”며 국내외 학생들이 협력해 국제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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