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인사혁신처 정부 업무보고가 있던 지난 25일 공무원 수험가는 9급 공채 시험과목 개편 내용이 발표될 것을 예의주시 했다. 실제로 업무보고가 있기 전인 지난 22일 인사혁신처 업무보고 준비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9급 시험과목 개편 내용이 포함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된 업무보고 내용에는 ‘일 잘하는 공무원’을 선발·육성하고, 민간시험과의 호환성을 제고한다는 추상적인 내용들만 가득했다.
정작 공무원 수험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시험과목 개편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인사혁신처가 이번 업무보고에서 9급 공무원 시험과목 개편에 대한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시험과목 개편에 대한 그동안의 논의 과정과 앞으로의 진행 방향 등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언급했다. 또 향후,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수험생들에게 최소한의 피해가 가도록 한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하지만 인사혁신처의 불분명한 태도는 오히려 공무원 수험생들에게 불안감만 심어주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선택과목 중 1과목을 전문과목 필수화로 도입할 뜻을 전했고, 지난해에는 고교과목 폐지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원 채용제도 개편과 관련된 ‘인사혁신 로드맵’을 지난해 10월 중 발표한다고 전했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9급 시험과목이 개편된다고 해도 2~3년의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큰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동안 인사혁신처의 입장이지만, 수험생들은 지원자의 2% 내외만이 합격하는 시험에서 그 피해자가 ‘내가’ 될 수 있음에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막 9급 행정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김진구(가명, 27세)씨는 “선택과목으로 사회와 행정법총론을 택했다”고 전제한 후 “고교과목 폐지 후 유예기간 안에 시험에 합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회 대신 다른 과목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인사혁신처가 하루 빨리 과목개편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인사혁신처는 국민이 바라는 공직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과제로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구현하고, ‘일 잘하는 공무원’을 선발·육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 잘하는 공무원’ 선발·육성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국민과 소통하고 스마트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공무원을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민생현장‧안전분야 공무원 충원과 함께 역량 제고를 위해 직무훈련을 강화하고 대화‧토론 중심 교육훈련으로 전문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특히 민간시험과의 호환성 제고 등 직무역량 중심 선발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공직 내 다양성을 확보하여 더욱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고자 ‘균형인사 기본계획’을 수립, 여성관리자 임용 및 지역인재‧중증장애인 채용을 확대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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