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무직 9급 전문과목인 세법과 회계학의 필수과목 도입이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제22대 국세청장으로 임명된 한승희 청장의 입에서 직접 언급 돼 실현 가능성에 무게감이 쏠리고 있다.
지난 26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한승희 국세청장은 9급 세무직 공채 과목 중 세법과 회계학의 필수과목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2013년부터 9급 세무직 공채 때 세법과 회계학이 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회계학 등 전문과목을 선택하지 않은 응시생들이 절반에 달하면서 세무 행정의 질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 대해 한승희 국세청장은 “시험과목이 개편되면서 지적했던 세무 행정의 질이 떨어진 것은 상당 부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세무직 9급의 전문과목인 세법과 회계학을 필수과목으로 전환하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 현재 관계부처(인사혁신처)와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혁신처 역시 실무를 모르는 신입 공무원 선발의 부작용에 공감하며 9급 공채 각 직렬별 전문과목을 의무적으로 1과목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즉, 응시 직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문과목을 모르고 시험에 합격하다보니 신입 공무원 교육 시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로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세무직 9급 필기시험 합격자(2,075명) 가운데 전공과목인 세법과 회계학을 선택하지 않고 합격한 인원은 무려 75.6%(1,569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세무직 9급 공채 시험 전문과목(세법, 회계학)의 필수과목 전환에 대해 신임 국세청장과 인사혁신처 모두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또한 9급 공채 전문과목을 필수과목 전환은 이해당사자인 수험생들도 찬성하고 있었다. 본지가 올해 4월 국가직 9급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인원이 전문과목 필수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9급 공채 시험에서 전문과목을 1과목 필수로 지정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설문에 응답자의 53%(287명)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반대한다”는 의견은 18%(99명)였으며,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인원은 12%(66명)로 집계됐다.
한편, 세무직 등 9급 공채 전문과목의 필수과목 전환의 경우 그 실현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로서는 그 시기가 문제가 될 전망이다. 9급 공채 전공 1과목 필수도입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2021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동극 처장님께서 수험생들과의 대화에서 2021년부터 전공과목을 도입하기로 한 만큼 그에 맞춰 방향을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 한승희 국세청장이 세법·회계학의 필수과목 도입의 필요성을 피력한만큼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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