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지방직 9급 공채 시험은 때 이른 폭염보다 응시생들을 더욱 덥고 짜증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난 17일 전국 16개 시·도 34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된 2017년 지방직 9급 공채에 대해 응시생들은 국어를 필두로 영어와 한국사 등 공통과목의 난도가 매우 높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응시생들은 국어 문제를 풀면서 한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성남 야탑중 시험장에서 만난 한 응시생은 “국어부터 꼬여서 나머지 과목은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시험 후기를 전했다.
실제로 올해 국어 과목에 대해 수험전문가들도 쉽지 않은 난이도였다고 밝혔다. 이선재 강사는 “이번 지방직 9급은 지식형(11문제)과 분석형(9문제)의 조화라는 커다란 틀을 유지했고, 새로운 유형도 없었지만 난도는 상승했다”며 “7급에서 출제된 어법 문제나 국회직 8급에서만 출제되는 작품 및 한자, 어휘 문제를 비롯하여 독해 지문도 길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법에서는 9급에서 잘 나오지 않는 대명사의 인칭 구별이나 한자 문제의 출제 비중 증가(5문제) 등으로 인하여 응시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더욱 높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수험생들이 가장 취약과목으로 여기는 영어 역시 난이도가 올랐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응시생 박진호 씨(수험기간 2년, 일반행정직)는 “영어는 매 시험 어려운 과목이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올해 국가직 9급과 비교했을 때 생소한 어휘 등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헤더진 강사는 “올해 지방직 9급 영어는 출제빈도가 현격히 떨어지는 어휘들로 인하여 쉽지 않은 시험이었다”며 “아울러 다소 지엽적인 문법 요소들에 대한 출제, 긴 독해 지문과 일부 까다로운 독해 문제 등으로 인하여 응시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통과목 3과목 중 그마나 풀만했다고 평가되는 과목은 한국사였다. 그러나 한국사 역시 올해 국가직 9급과 비교하면 난이도가 많이 올랐다. 최진우 강사는 “신채호의 위인전 저술이나 6두품 문제의 자료 해석, 한양에 대한 종묘와 사직 문제 등이 까다롭게 출제됐다”며 “특히 현대사 시기와 관련된 문제가 많이 출제되어 현대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한 수험생들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행정법과 행정학, 사회 등은 비교적 무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행정법의 경우 대부분 판례 유형의 문제였고, 행정학은 일반교양 상식으로 풀 수 있는 문제나 단답형 문제의 비중이 높았다. 또 사회는 경제 파트의 난도가 조금 상승하긴 했지만, 평소 꾸준히 학습한 수험생들이라면 큰 무리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