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 hungry stay foolish.”,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처럼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명언은 대부분이 스피치의 일부분이었다. 이처럼 스피치에서 하고자 하는 말을 하나의 단어나 문장으로 압축하여 나타낸 것을 ‘키 메시지’라고 한다.
긴 스피치의 내용을 모두 다 기억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지 모른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키 메시지를 잘 만들어서 활용하면 청중의 머릿속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남길 수 있다. 깊게 남겨진 메시지는 스피치가 끝난 후에도 오래오래 남아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쉬울 것이다.
키 메시지 활용의 장점은 또 있다. 바로 안정적으로 스피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 내용을 미리 생각해 두었기 때문에 중요한 메시지를 빠뜨리지 않게 되고, 스피치가 삼천포로 빠지는 일도 줄어든다.
키 메시지는 특히 공무원 면접장에서 빛을 발한다. 공무원 면접장에서는 그 자리에서 급하게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고, 급박하게 5분 스피치의 내용을 설계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제를 몇 개 미리 예측해서 그에 맞는 키 메시지를 정해 두고 간다면 당황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스피치를 설계할 수 있다.
그렇다면 키 메시지는 어떻게 만들고 사용해야 효과적일까?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아 한 줄에 담으면 되는 것일까? 키 메시지를 만들 때 중요한 세 가지 포인트를 알아보자.
첫째, 단순하게 만들어라!
세계적인 대 문호인 생텍쥐베리는 ‘완벽함이란 더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고 말했다. 스피치도 마찬가지다. 말이 너무 많으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 흐려진다. 따라서 아무리 중요한 내용이라도 핵심 논지를 흐릴 위험이 있다면 과감히 빼는 것이 좋다.
1992년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클린턴은 너무 똑똑해서 문제가 됐다. 정책에 대해서 지나치게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질문보다 더 많은 답을 말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유권자들은 클린턴이 도대체 어떤 분야에 강한 대통령인지, 핵심 정책은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다. 자연스레 정책 홍보의 효과성도 떨어졌다.
클린턴 선거캠프의 정치고문이었던 제임스 카빌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키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슬로건이 바로 “문제는 경제야! 이 멍청아!(It’s the economy, stupid!)”이다. 이 슬로건에서 제대로 된 의미를 담은 단어는 ‘경제’ 하나 뿐이다. [출처] 재미있고 쉽게 말하는 법 (판교대광로제비앙1단지) |작성자 마당발
그리고 이 슬로건의 힘은 매우 강했다. 슬로건을 앞세워 선거운동을 시작하자 유권자들은 클린턴이 경제를 중요시 하는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클린턴은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하고 미국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최근 미국 대통령 경선에서도 키 메시지의 효과는 확실하게 드러난다. 공화당 트럼프 후보는 언제나 ‘위대한 미국의 재건(Great Again)'이라는 말로 스피치를 마친다. 천방지축으로 막말을 날리고, 어떤 정책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트럼프이다. 그런 그가 유력한 대선후보로 부상할 수 있기 까지는 ‘위대한 미국의 재건(Great Again)'이라는 짧은 키 메시지가 큰 기여를 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의 모든 단점이 위대한 미국을 재건하기 위한 도전으로 느껴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둘째, 감성을 자극하라!
감성을 자극하라는 말은 감동적이거나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라는 뜻이 아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피치의 내용이 자신과 관계있는 것으로 느끼게 만들라는 것이다.
글로벌 난민 구호 단체인 Save the children은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로 큰 효과를 본 적이 있다. 아프리카 아동들을 위한 모금을 할 때, “여러분이 기부하신 돈은 끔찍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말라위 7살 소녀 로키아를 돕는 데 사용됩니다.” “로키아의 후원자가 되십시오. 여러분의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로키아의 사진을 상상해 보세요”처럼 아프리카 기아들을 마치 가까운 곳에 사는 어린이처럼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감성을 자극한 메시지들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300만 말라위 어린이가 기아로 고통받는다.”처럼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홍보를 했을 때 보다 두 배에 가까운 돈을 모금할 수 있었다.
셋째, 반복하라!
TV토론을 보면 정치인들이 계속해서 같은 말을 되풀이 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심지어 논리에 맞지 않더라도, 질문의 요지와는 전혀 다르더라도 말이다. 그 이유는 모두 키 메시지를 깊게 남기기 위해서다. 장황한 자료를 늘어놓으며 설명하는 것 보다 키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어필 방법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토론이 끝난 후 인터넷 게시판 등을 보면 논리적 빈약에 대한 비판만큼 키 메시지에 대한 칭찬이 가득하다. 이처럼 키 메시지는 여러 번 반복해서 확실히 기억에 남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스텐포드 대학교 스피치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을 세 번 반복해서 말하며 스피치를 마무리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스피치를 ‘stay hungry stay foolish’로 기억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스피치에서 YES WE CAN이라는 문장을 7번 반복했고, 전설적인 스피치로 기억되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링컨기념관 스피치에서는 I HAVE A DREAM이 8번 반복되었다.
청중들이 스피치의 모든 부분을 기억하도록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스피치에서 하고자 했던 말이 무엇인지 정도는 기억해 주면 좋을 것이다. 스피치를 시작하기 전,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핵심을 추려내어 단순하면서도 감성적인 키 메시지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끊임없이 반복하자. 스피치가 끝난 후 청중들은 당신이 어떤 말을 하려고 했는지 확실하게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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