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법조인이란 직업은 늘 선망의 대상이었고, 공직에서도 고위직 채용이 이루어졌다. 불과 몇 해 전만해도 그랬다. 하지만 지난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이 문을 연 후 변호사들이 대거 배출되면서 그 위상(?)은 예전만 못하게 됐고, 급기야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변호사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변호사를 6급으로 채용하는 일이 당연시 됐고, 지난 2013년 부산시에서는 7급으로 채용 공고를 낸 바 있다. 당시 청년변호사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처우 강등에 불만을 표시했다. 또 경찰청에서도 지난 2014년부터 변호사를 기존 ‘경정’ 채용에서 한 단계 낮춰 ‘경감’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경찰청에서는 ‘법률 지식과 법조 경험을 두루 갖춘 경력직 변호사를 정례적으로 수사 부서에 충원함으로써 경찰의 수사 전문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변호사의 위상이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급기야 로스쿨 출신의 한 변호사는 올해 9급 지방공무원 시험에 지원하였다. 법조계와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 A씨는 지난달 시행된 광주광역시 9급 지방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광주시가 지난달 18일 필기시험 후 지원자들이 제출한 자격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응시자 중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대한변협에 확인을 요청하면서 밝혀졌다.
광주시의 합격자 발표는 7월 22일로 예정돼 있어 이 변호사의 합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광주시를 포함한 대부분 지자체의 경우 6급 이하 공무원 채용에 있어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는 과목별 만점의 5%에 해당하는 가산점을 받기 때문에 매우 유리하다. 변호사의 9급 공채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변호사를 대량 배출하는 대한민국에서는 어쩌면 나비효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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