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오기사/예담

/ 2015-10-08 1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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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기사의 스페인 체류기

올해 가을, 나에게 스페인여행을 떠날 찬스가 생겼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비행기 티켓을 끊자마자 스페인과 관련 된 서적들을 구입하였다. 가이드북, 여행에세이, 미술관책 등 정독을 하기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나고 여행가기 한 달 전 부터는 여행을 이미 다녀온 사람처럼 흥미를 잃어버렸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사실인 듯하나, 서울에서의 일상처럼 별반 다를 것이 없어보였다. 여행의 설레임을 다시 느끼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던 중 발견한 것이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오기사'라는 별칭을 가진 건축 전공자 저자가 1년 동안 바르셀로나에 머물면서 자신만의 톡특한 스케치와 감수성이 풍부한 글들을 엮은 여행에세이다. 직접 찍은 사진들, 가는 펜으로 그린 풍경들, 그리고 자신의 특유의 카툰들을 실었다. 이 카툰은 바르셀로나에서 저자의 일상을 유머와 재치가 있게 그려 독자들에게 쉽게 읽혀지면서 글보다 그림이 더 인상이 남는다는 말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간혹 에세이를 읽다보면 본인자랑도 많고, 여행을 다녀오면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바뀔 수 있으며 행복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행복해지는 마술의 책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오기사는 특별한 여행기가 아닌  일상 속에서 발견된 소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여행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행복은 내가 떠나갔었던 이 자리에 있던 그 방식 그대로 저 먼 곳에서도 존재했다."  - '작가의 말'중에서

오기사는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바르셀로나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바르셀로나에 머물면서 방을 구할 때 의사소통도 되질 않고, 동양의 남자를 꺼려하는 인종차별을 느꼈을 때,  스페인어에 목숨 걸고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용하게 날수를 채워가는 일상들이 나쁘지 않을 때, 한가한 늦은 오후에 책 한 권 들고 북카페를 찾아갈 때,  생긴 대로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낄 때 등의 저자의 일상은 특별한 에피소드 없이 슬픔, 즐거움, 분노 등의 감정이 한 데 버무려져 비로소 행복을 느끼는 듯하다. 함께 맥주를 마시고, FC바르셀로나의 축구를 시청하고, 같은 거리를 걷지만 결국 이방인으로서 느껴야 하는 씁쓸함 또한 받아들이고 더욱 자유로워진다. 

"떠남은 도피가 될 수 있었지만 떠나 있음은 또 다른 삶의 연속이었다"
 
자유로운 이방인이기에 서울과도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라고 느껴지는 순간, 내가 서있는 위치를 새삼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 또 다른 여행을 꿈꾸는 삶은 오기사의 ‘떠남’은 ‘익숙해진다는 것은 이미 익숙해 있던 지난 시간에서 벗어난다’라고 말한 의미와 상통하는 듯하다.

책의 뒷부분에는 오기사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담긴 먹고 마시는 장소는 누구나가 가는 곳이 아닌, 직접 본인이 경험한 걸 다른 이들도 함께 느꼈음 하는 마음이 담겨 소개되어 있다. 바르셀로나의 여행 팁을 얻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페인과 관련 된 책들을 읽어본 독자로서 개인소장을 한다면 이 책을 두고두고 보고 싶다. 

'미소'로 찬찬히 읽어내주는 人 ㅣ은향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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