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오후]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 글/사진 : 태원준

/ 2015-07-21 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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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살면서 처음으로 내일이 막 궁금해져"
 라는 한 구절이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홀로 여행을 하다가 숲속 길에서 망설인 적이 있다. 저 길을 끝까지 가볼까? 아님 포기할까? 그때 서슴지 않고 그 길을 걸어가는 엄마와 딸의 모습을 보았다. 두려울 것이 없어 보였다. 커플끼리, 친구끼리 오는 여행은 많이 봤지만 엄마랑 걸어서 여행하는 모습은 보기 드문 장면이다.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며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였다. 연세도 많으시고, 건강도 염려되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등의 변명들을 늘어놓았다. 이런 변명들이 무색하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사람이 있었다. 이 책의 저자 ‘태원준’이다. 그는 엄마와 단둘이 300일 동안 세계 배낭여행을 떠난다. 돈 많이 벌어서 엄마 모시고 효도 관광을 하는 것이 아니고, 엄마의 나이가 적고 체력이 좋은 것도 아니다. 깡마르고 60세인 엄마와 돈은 없지만 돌아다니는 걸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30세 아들의 쉽지 않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감동적인 여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제1편은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여 모든 이동수단을 육로로만 하는 아시아 여행기이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의심 반, 부러움 반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여행 초반에 엄마는 아들에게 의지하고 여행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란 염려로 힘들다고 말하지 못한 채 따라다는 여행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엄마는 낯선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즐기기 시작한다.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여행을 통해서 발견하고 수동적인 여행자가 아닌 능동적인 여행자로 변한다. 여행은 점점 예측불허이지만 엄마와 아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내일이 기대되는 여행을 계속한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까란 나의 염려는 기우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줌은 물론 그들은 보란 듯이 유럽행 비행기 표를 사며 아시아의 여행을 무사히 마친다. 이 책의 글쓴이는 아들 혼자가 아니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엄마의 여행노트는 그들의 여정을 더욱 더 기대하게 하고 부럽게 만든다. 나도 엄마랑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1편이 아시아편이라면 계란 세 판 모자의 두 번 째 여행에세이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는 유럽편이다. 유럽여행을 더욱 더 특별하게 해주었던 것은 '카우치 서핑(Couchsurfing)'이다. 현지인(호스트)의 집에 있는 Couch를 서핑하는 것을 의미하며 한 마디로 현지인의 집을 방문하여 무료로 숙박하는 것을 말한다. 카우치 서핑은  ‘길 위에서의 여행은 곧 사람이다’라는 말처럼 지금 함께 하는 사람들이 가족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얼마나 멋지고 설레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엄마는 아들에게 왜 진작 이걸 하지 않았냐며 핀잔을 줄 정도로 여행의 베테랑이 되어 간다.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수 십 명이 넘는 호스트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값진 시간들을 경험한다. 언어의 장벽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음을 증명해주며 한국의 엄마와 호스트들의 엄마들과 각자 모국어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은 여행을 시작하기 두려워하는 젊은이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것 같다.
 
엄마와 아들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서퍼가 되어 한국을 찾을 호스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자 한다. 이번 여행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여정의 시작으로 앞으로의 날들을 기대하게 만들어준다. 내일이 기대되는 행복한 사람으로 엄마는 열정이 가득한 삶을 시작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엄마, 앞으로 우리 인생에 이렇게 흥겨운 축제가 또 있을까?
당연하지, 인생은 모르는 거야
-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중에서 -

잔잔하게 일렁이는 누군가의 마음을 '미소'로 찬찬히 읽어내주는 人 ㅣ은향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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