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징계 40%가 경찰관, 경찰청장 “관용이란 없다”
서울 경찰청은 최근 경찰을 소재로 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수 경찰로 소개된 박모(34) 경사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여대생 A(24)씨를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수사에 나섰다. 박 경사는 보디빌딩 한국 대표 자격으로 세계대회에 입상한 경력으로 ‘로보캅’이라는 별칭으로 불려 왔으며 범인 검거율 1위 경찰이라는 것과 범인검거만으로 2계급 특진을 한 이력으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박 경사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명성이 한순간에 바닥으로 추락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 경찰 조직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이같이 경찰관들의 잇따른 비위 행위에 국민들의 실망감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치안총수가 직접 나서 강력한 경고를 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11일 강신명 경찰청장은 경찰관의 잇따른 일탈 행위와 관련해 “불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 처벌 하겠다”며 비위 경찰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본지가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2011~2013년 중앙부처별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1~2013년 3년간 징계를 받은 국가 공무원은 총 7,642명이었으며 이 중 경찰 공무원은 40%인 3,038명이었다. 연도별 경찰 공무원의 징계인원 및 전체 부처 대비 징계 비율을 살펴보면 ▲2011년 1,146명(43.19%) ▲2012년 1,118명(42.76%) ▲2013년 774명(32.58%)를 차지했다. 경찰 공무원의 징계비율이 타 부처 공무원에 비해 눈에 띄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징계건수가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고 경찰청의 징계건수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타 부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징계건수에 이 같은 감소추세가 무색할 정도다.
한편,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2012~2014년 경찰관 징계 현황’(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다른 지방청 경찰공무원에 비해 높은 징계율을 보였다. 비위 유형을 보면 개인정보 사적 조회가 84건(11.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금품 수수, 폭행, 음주운전 및 음주 소란·시비 등의 순이었다.
이같은 경찰의 잇따른 비위 행위는 어제 오늘일은 아니었다. 서로 눈감아주는 식의 관행이 최근 들어 터지면서 경찰의 위상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한 경찰 공무원 수험생은 “경찰 공무원 수험생으로서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잘못을 조사하고 단속하면서 정작 본인이 비위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경찰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경찰들의 그간 비위 행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범죄자를 조사하고 단속하면서 법을 집행하는 조직인 만큼 스트레스가 많고 낮과 밤을 바꿔 가며 교대 근무를 하는 등 업무량도 많다보니 기강이 해이해지는 일이 잦다”고 이번 일에 대해 경찰 개개인을 비판하기보다 경찰 조직 자체의 비효율적 업무를 꼬집기도 했다.
김민주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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