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부터 김소월·백석까지 ‘돌에 새겼다’…한글 전각 24점 공개

마성배 기자 / 2026-09-02 14:33:04
세종대왕역사문화관 첫 초대작가전 ‘집현전 전람회’…9월 8~27일 개최
한글 홑자 2350개 새긴 ‘어린 백성’·점자로 표현한 ‘용비어천가’ 등 전시
김구 ‘나의 소원’·대한독립여자선언서까지…해남석·단양석에 우리 글과 문학 담아

 





훈민정음과 용비어천가부터 김소월·백석의 시,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까지 우리 글과 문학이 돌 위에서 다시 태어난다. 한글 홑자 2350자를 각각 작은 돌에 새긴 대형 작품과 용비어천가를 점자로 표현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오는 9월 8일부터 27일까지 경기 여주시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 제1회 초대작가전 ‘집현전 전람회’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글을 주제로 활동해 온 전각작가 김내혜의 대표작 24점을 선보인다. 전각은 나무나 돌, 금속, 옥 등에 글자를 새기는 예술로, 전시 작품은 모두 우리나라 대표 석재인 해남석과 단양석에 새겼다.

전시는 ‘우리의 글’, ‘우리의 문학’, ‘우리의 독립의지’를 큰 주제로 삼고 ‘훈민정음 판본체’, ‘세종대왕과 팔 학사’, ‘고전시가’, ‘백석과 김소월’, ‘나의 소원’ 등 5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 가운데 하나는 ‘어린 백성’이다. 한글 홑자 2350자를 작은 해남석 2350개에 하나씩 새긴 뒤 한지에 붙여 대형 작품으로 완성했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표현한 작품으로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다.

‘한글은 땅을 닮았다’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자음과 모음을 1㎝ 크기의 해남석에 양각한 뒤 원석 위에 불규칙하게 배치했다. 용비어천가 2장을 점자로 양각한 ‘점자 용비어천가’도 전시된다. 이 밖에 훈민정음 언해 서문과 월인천강지곡 등 판본 유산을 새긴 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

‘세종대왕과 팔 학사’에서는 세종대왕과 정인지·최항·박팽년·신숙주·성삼문·강희안·이개·이선로 등 집현전 팔 학사의 이름을 새긴 인장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우리 고전문학도 돌 위에 새겨졌다. ‘고전시가’ 부문에서는 고려가요 ‘정석가’, 정극인의 ‘상춘곡’, 정철의 ‘장진주사’, 조선 후기 평민가사 ‘춘면곡’ 등 4개 작품을 전각으로 만날 수 있다.

근현대 문학으로 범위를 넓히면 백석의 ‘가즈랑집’과 ‘고야(古夜)’, 김소월의 ‘옛늬야기’ 등 3점이 관람객을 만난다.

마지막 ‘나의 소원’ 부문은 한글을 독립의 역사와 연결한다. 김구 선생이 쓴 ‘나의 소원’과 1919년 2월 간도에서 애국부인회가 선포한 ‘대한독립여자선언서’ 전문을 전시한다.

김내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글전각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소개하고, 그동안 동양예술의 정수라고 불리던 전각세계에 한글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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