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되찾은 마음과 지나간 꿈의 시간을 기록하다 ... 소피아 시집 『영원한 하루』

서광석 기자 / 2026-09-21 14:25:34

 

▲소피아의 시집 『영원한 하루』

 

 

 

 

 



분주하게 흘러가던 일상에, 오직 나만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 OHK(리퍼블릭미디어)에서 출간한 소피아의 시집 『영원한 하루』는 한 여성이 음악을 통해 잊고 지내던 자아를 대면하고 일상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꿈, 사랑, 그리움, 인생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엮인 이 시집은 거창한 서사 대신 밥상, 빨래, 장보기 노트 등 지극히 평범한 삶의 풍경 속에서 일어나는 내면의 변화를 차분하게 포착한다.

저자는 「시인의 말」을 통해 오랜 시간 가족을 돌보고 생활을 꾸리느라 자신의 꿈이 사라진 것조차 모른 채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무심히 흐르던 마흔일곱의 일상을 흔든 것은 그룹 사운드 잔나비의 음악이었다. 노래를 들으며 내면 깊은 곳에 여전히 열일곱 살의 자신이 머물고 있음을 깨달은 저자는 "내가 너무 오래 불러주지 않았을 뿐"이라는 담담한 자각과 함께 펜을 들었다.

시집은 낭만적인 감정을 구체적인 생활의 언어로 직조해 낸다. 양파, 두부, 세제가 적힌 장보기 노트 한구석에 좋아하는 노래 제목이 남겨져 있는 풍경(「양파와 노래」)이나, 젖은 빨래 사이에서 열일곱의 마음이 응답하는 순간(「빨래 사이의 열일곱」)은 소비되는 일상 속에서도 소멸하지 않은 개인의 고유한 취향을 보여준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빠져 배달된 짜장면이 식어버리는 찰나를 그리면서도 "짜장면은 다시 시키면 되지"라며 눙치는 대목(「식어버린 짜장면」)에서는, 무거울 수 있는 감정을 경쾌한 생활의 유머로 환기하는 시인의 여유가 돋보인다.

이어폰을 꽂으면 열일곱 살이 되고 빼면 마흔일곱 살로 돌아오는 「두 개의 나이」는, 살아낸 시간의 무게와 여전히 설레는 마음이 한 사람 안에 공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표제작 「영원한 하루」는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장에서 느낀 벅찬 감동을 다룬다. "하루는 짧아서 날짜가 되었고 / 너무 깊어서 영원이 되었다"는 시구처럼, 달력 위에서는 지나가 버린 하루가 마음속에서는 영원한 현재로 남게 되는 경험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시집의 시선은 에필로그에 이르러 이루지 못한 꿈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로 향한다. 한때 가수를 꿈꾸었으나 이제는 마이크 대신 펜을 쥐게 된 저자는, 꿈이 본래 바랐던 형태가 아니더라도 괜찮다고 말한다. 끝내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그 꿈을 사랑했던 마음 자체가 실패는 아니라는 것이다. 성취 여부를 떠나 묵묵히 삶을 이어 온 시간 자체를 긍정하는 이 대목은 독자들에게 뭉클한 위로를 건넨다.

『영원한 하루』는 밥을 먹으며 이어폰을 꽂거나 잊힌 꿈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보는 등 아주 작은 시도만으로도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남겨둔 마음이 평범한 하루에 깊이를 더해가는 이 시집은,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각자의 잊어버린 마음을 들여다보라며 용기를 가지라고 응원하고 있다.

소피아 작가는 "책 출간과 더불어 10월에 진행될 그룹사운드 잔나비의 콘서트가 기다려진다"고 덧붙였다.

 

피앤피뉴스 /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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