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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7회 일본·프랑스 현대미술세계전2026 우수상 수상작. “Nevewr Alone, But I was“ 72cmX91cm. 2026. Eleedanny |
한국의 네오초현실주의 작가 엘리다니(Elee Danny)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7회 일본·프랑스 현대미술세계전2026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공식홈페이지에서 알렸다. 프랑스의 대표적 국제미술 살롱인 살롱 도톤느(Salon d’Automne)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 전시는 지난 8월 6일부터 16일까지 도쿄 롯폰기 국립신미술관 3A·3B 전시실에서 열렸다.
회화부문에서의 이번 수상작은 《Never Alone, but I Was.》라고 발표했다.
화면 중앙에는 소녀가 서 있고 주변에는 여러 마리의 양이 등장한다. 얼핏 보면 동화 같은 풍경이지만 소녀의 표정은 오히려 냉정하고 고독하다. 곁에는 수많은 존재가 있지만, 정작 마음은 혼자일 수 있다는 현대인의 역설을 한 장면에 압축한 것이다.
이 작품의 힘은 바로 이 ‘관계 속의 고독’이다. 가족과 친구, 사회와 온라인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내면에서는 누구에게도 닿지 못한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양들은 보호와 연약함의 상징인 동시에 소녀를 둘러싼 사회와 관계의 군집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많은 양 사이에서도 소녀의 시선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제목의 역설은 그림의 서사를 단순한 설명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끌어올린다.
이번 전시가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일본과 프랑스 미술계의 심사 구조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공개된 전시 규정에 따르면 작품 심사는 프랑스 측 미술계 인사들의 감독 아래 진행되며, 프랑스 측 명예회장인 장 마리 자키를 비롯해 살롱 비올레 명예회장 에르베 로와리에 등이 심사에 참여했다. 또 살롱 도톤느 회장 장 크리스토프 레베크가 특별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구조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Elee Danny가 일본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현대미술 무대에서 선택한 주제가 거대한 역사나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소외 내지는 외로움이었다는 점이다. 그의 네오초현실주의는 기이한 형상을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고양이와 양, 소녀, 구름 등 익숙한 존재를 비현실적인 상황에 배치해 인간이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기억과 불안, 사랑과 상처를 드러낸다.
이 점에서 이번 작품은 프랑스 미술계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인간 내면의 문제와도 접점을 갖는다. 초현실주의가 무의식과 꿈을 통해 현실 너머를 바라보았다면, Elee Danny는 그것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번역한다. “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도 외로운가.” 그의 작품은 이 질문을 어린 소녀와 양들의 침묵으로 되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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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적(痕跡)_7(Trace_7), Acrylics on the canvas, Airbrush, Mixed media, 2018, Eleedanny |
국제적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해 뉴욕크리스티에서 Elee Danny의 작품 “흔적(痕跡)_7” 100호가 미화180만불에 낙찰된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이번 일본·프랑스 현대미술세계전 수상은 그의 활동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됐다.
결국 《Never Alone, but I Was.》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사람들 속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함께 있는 것은 아니다. Elee Danny는 그 틈을 그림으로 포착했다. 그리고 그 외로움은 국적을 묻지 않는다. 아마 이번 작품이 일본에서 프랑스 미술과 연결된 무대에서도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곁에 누군가가 있어도 외로운 시대. Elee Danny의 양들은 어쩌면 우리 모두를 둘러싸고 있는 관계의 풍경인지 모른다. 그리고 소녀의 침묵은 묻는다.
우리는 정말 서로의 곁에 있는가.
피앤피뉴스 /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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