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언론 보도가 유아영어학원이 마치 ‘7세 고시’를 운영하는 것처럼 묘사하면서 유아영어학원 원장들이 불만과 답답함이 확산됐다. (사)한국학원총연합회 전국외국어교육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이러한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유아영어학원은 주로 5 ~7세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놀이형 언어교육 기관으로, 초등영어학원 입학대비 시험을 별도로 운영하거나 졸업하는 ‘7세 고시’를 치를 필요가 구조상 전혀 없다”고 밝혔다.
‘7세 고시’란 본래 초등 영어학원에 진학하기 위한 과정에서 일부 반편성 시험을 지칭하는 속어에 불과하다. 실제로 유아영어학원은 유치원·어린이집과 같은 연령대 아동을 대상으로, 영어 그림책 읽기·역할놀이·노래와 체험 활동 등으로 상호작용형 영어 노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초등영어학원 입학시험을 주관할 필요나 여건이 없다.
교육부가 올해 9월 실시한 전국 728개 유아영어학원 전수조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입학시험을 선발 목적으로 운영한 곳은 단 3곳(0.4%)에 불과했다. 20여 곳은 반배정을 위한 시험을 시행했으며, 나머지 학원은 어떠한 평가도 시행하지 않았다. 협의회 관계자는 “언론에서 흔히 ‘레벨테스트’라고 묶어 보도하는 과정은 대부분 반편성 검사일 뿐, 사회적 우려를 불러온 입학시험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지난 8월부터 이미 “경쟁을 유발하는 선발형 입학시험 금지”를 공식 선언하고, 회원 학원들에게 강력히 시정 권고를 해왔다. 이번 조사 결과는 협의회의 자율 정화 노력이 실제 현장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반배정 검사와 입학시험을 동일시해 보도하면서 “어렵게 유아영어학원 입학시험 금지를 한 학원들이 억울한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이 협의회의 주장이다.
현장의 목소리도 전해졌다. 같은 5세 아동이라도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 환경에서 자라다 귀국한 리터니 6세와, 이제 막 알파벳을 배우기 시작한 6세를 한 반에 배치할 경우 학습 격차가 오히려 심각해진다. 전자는 반복적인 기초 수업에 흥미를 잃고, 후자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울거나 위축되며, 결국 영어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바로 반배정 검사”라며 “이는 결코 서열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 자존감을 지켜주고 수업의 적응 및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우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지만 단순히 영어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과 발달을 돕는 돌봄과 놀이형 유아 교육기관”이라며 “입학시험을 중단하면 학원이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배정과 중간평가를 더 세심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행복과 섬세한 교육과 맞춤형 케어를 위해 이런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협의회는 학부모와 언론을 향해 당부했다. “대다수 유아영어학원은 이미 사회적 요구에 맞춰 입학시험을 폐지하고 놀이·체험 중심 영어교육을 강화했다. 일부 왜곡된 보도로 학부모의 불안이 증폭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올바른 정보에 기반한 판단을 내려달라”며 “앞으로도 신뢰받는 조기영어교육 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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