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선발시험 막았지만 등록 후 평가 허용 논란…“진단평가가 새 레벨테스트 될 수도”

서광석 기자 / 2026-03-16 11:27:46
‘4세·7세 고시 금지’ 법 통과됐지만 현장은 벌써 우려…교사들 “시행령 기준이 핵심”
▲4.7세고시 고발단 그림자료(제공: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피앤피뉴스=서광석 기자] 유아 대상 학원의 선발시험을 제한하는 이른바 ‘4세·7세 고시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법 시행 이후 남게 될 예외 조항이 또 다른 경쟁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유아를 모집하거나 수준별 반 편성을 목적으로 시험과 평가를 실시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영어유치원과 유아 대상 학원에서 사실상 입학시험처럼 운영돼 온 레벨테스트를 제도적으로 막는 첫 입법 조치다.

그러나 법안에는 학원 등록 이후 보호자 동의를 전제로 관찰이나 면담 방식의 진단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대목을 두고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은 16일 별도 입장을 내고 제도 취지가 현장에서 약화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노조는 이번 법 개정 자체에 대해서는 조기 경쟁을 줄이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일부 유아 대상 학원에서는 입학 전 언어능력 확인이나 반 배정 명목으로 사실상 시험을 치르면서 학부모 부담이 커졌고, 유아 단계부터 서열화가 이뤄진다는 비판이 지속돼 왔다.

현장 교사들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등록 이후 허용되는 진단 행위다. 형식상 관찰과 면담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수준 분류 자료나 반 배정 근거로 활용될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보호자 동의 절차 역시 현실적으로는 충분한 견제 장치가 되기 어렵다고 봤다. 유아 사교육 시장의 경쟁 강도가 높은 상황에서 학부모가 교육 과정상 불이익을 우려해 사실상 동의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영어유치원과 일부 대형 유아 학원을 중심으로 입학 전 평가 방식이 다양한 형태로 운영돼 왔다. 필기 형태뿐 아니라 구술 확인, 간단한 반응 평가, 부모 상담을 결합한 방식도 적지 않았다.

 

▲4,7세고시 웹자보(제공: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이번 개정안은 이런 선발 구조를 법적으로 제한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지만, 대통령령에서 허용되는 진단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따라 실효성이 갈릴 전망이다.

노조는 향후 마련될 시행령에서 진단 행위 기준을 구체적으로 좁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 편성, 선발, 서열화 자료로 활용되지 않도록 명확한 금지 기준을 두고, 위반 시 현장 점검과 제재가 함께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아 사교육 과열 자체를 줄이려면 공교육 여건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국공립유치원 확대, 학급당 유아 수 조정, 교사 업무 부담 완화가 함께 추진돼야 학부모의 사교육 의존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가 사교육 통계에서 유아 단계는 별도 조사 체계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정부 차원의 정기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노조는 “유아 발달 단계와 무관한 선발 문화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 시행 이후 관리 체계가 더 중요하다”며 “제도 취지가 현장에서 왜곡되지 않도록 세부 기준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피앤피뉴스 /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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