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스트레스 때문” 응답…청소년 약물 사용 연령 낮아져
치료 목적이 아닌 이유로 의약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처음 사용 시기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초반에 집중되면서, 약물 사용 연령이 낮아지는 흐름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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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소년 유해약물 사용 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5.3%가 치료 목적이 아닌 이유로 의약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약품뿐 아니라 다양한 유해물질 경험도 함께 확인됐다. 음주 경험은 10.0%, 흡연(전자담배 포함)은 4.2%, 불법 마약류 사용은 0.2%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61.2%는 최근 6개월 내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한 경험이 있었고, 이 가운데 월 10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10.8%였다.
특히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답한 비율도 11.2%에 달해 일부 청소년에서 의존 경향도 확인됐다.
약물 사용 시기는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다. 치료 목적이 아닌 의약품 사용 사례를 기준으로 보면, 초등학교 시기가 38.6%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1학년 12.7%, 2학년 14.7%, 3학년 13.5%로 이어졌다. 고등학교에서 처음 사용했다는 응답은 20.5%였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를 합치면 51.4%로 절반을 넘는다. 약물 사용이 이미 어린 시기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다.
과목별 성적처럼 단순히 수치만 보면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 사용 이유를 보면 상황은 더 분명해진다.
최근 6개월 내 의약품을 사용한 청소년들은 우울감이나 불안을 줄이기 위해 사용했다는 응답이 31.1%로 가장 많았고, 집중력 향상과 공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했다는 응답이 24.4%였다. 외모 관리나 체중 조절을 위한 사용도 20.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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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
약물이 치료가 아닌 ‘성과 관리’나 ‘감정 조절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흡연과 음주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된다. 생애 기준 흡연 경험은 4.2%로 집계됐는데, 일반담배보다 액상형 전자담배 경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남학생 흡연 경험은 5.9%, 여학생은 2.2%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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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
음주 경험은 10.0%였으며 남학생 12.7%, 여학생 6.8%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 기준으로도 음주 경험은 6.3%로 이어졌다.
학년별로 보면 고등학생에서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특징도 확인됐다. 고등학생 음주 경험은 15.2%로 중학생 5.5%보다 세 배 가까이 많았다.
카페인 섭취 역시 일상화된 모습이다. 최근 6개월 동안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았다는 응답은 27.5%였고, 고카페인 음료를 전혀 마시지 않았다는 응답은 38.8%였다. 반대로 한 달에 10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커피 14.6%, 고카페인 음료 10.8%로 나타났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커피를 월 10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이 21.7%, 고카페인 음료는 14.6%로 더 높았다. 시험 준비나 과제 수행을 위해 카페인을 섭취한다는 응답도 57.9%에 달했다.
청소년들이 느끼는 접근성도 높았다.
술과 담배, 환각·중독성 물질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75.4%였다. 마약류 사용이 사회적으로 일부 허용될 수 있다고 보는 비율은 17.2%, 적발 가능성이 낮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14.0%로 조사됐다.
유해약물이 확산되는 이유로는 인터넷과 SNS를 통한 정보 접근 용이성(31.1%)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유흥 환경 증가(29.0%), 쾌락 추구 분위기(27.4%), 미디어 영향(23.2%)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적 요인으로는 호기심이 42.5%로 가장 높았고 친구 권유(35.2%), 스트레스 해소(35.1%) 등이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예방교육 효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마약류 예방교육이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74.1%였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25.9%였다. 특히 교육이 형식적이거나 지루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 51.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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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
내용이 추상적이라는 응답은 35.1%, 전달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응답은 26.3%로 조사돼 실제 체감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환경 변화와 학업 경쟁이 맞물리면서 청소년의 약물 사용은 단순한 일탈을 넘어 복합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참여형 예방교육 확대와 전문 인력 강화,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법과 제도 개선, 치료와 재활을 포함한 지원 인프라 확충도 함께 제안됐다.
약물 사용 연령이 낮아지고 접근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교육과 관리 방식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단순한 금지 위주의 접근을 넘어 조기 예방과 개입, 회복까지 이어지는 대응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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