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닝 보너스”
▲최창호 변호사 |
지급된 사이닝 보너스와 관련하여 소위 이직에 따른 보상이나 근로계약 등의 체결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지, 더 나아가 의무근무기간 동안의 이직 금지 내지 전속근무 약속에 대한 대가 및 임금 선급으로서의 성격도 함께 가지는지 여부에 대하여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무에서는 근로계약 중 사이닝 보너스에 대한 해석의 차이는 해당 계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계약서에 특정 기간 동안의 전속 근무를 조건으로 사이닝 보너스를 지급한다거나 기간의 중간에 퇴직하거나 이직할 경우 이를 반환한다는 등의 문언이 기재되어 있는지 및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다.
만약 해당 사이닝 보너스가 이직에 따른 보상이나 근로계약 등의 체결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에 그칠 뿐이라면 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계약 등이 실제로 체결된 이상 근로자 등이 약정 근무 기간을 준수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사이닝 보너스가 예정하는 대가적 관계에 있는 반대급부는 이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상 회사 측은 원고로서 근로자가 약정상 근로 기간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전속계약금등반환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원고(회사 측) 는, 피고(근로자 측)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정 기간 근무를 약속하였고, 이에 대한 대가로 사이닝 보너스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약정 근무 기간을 위반해 조기 퇴사함으로써 원고는 이 사건 약정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지출했던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으로서 원천징수 세액과 피고에게 실제 지급한 사이닝 보너스 금액의 합계인 금원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한다.
이러한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통상 피고는 ① 이러한 경우의 약정이 고용계약임을 전제로 피고가 언제든지 약정을 해지할 수 있다거나, ② 이 사건 약정상 피고가 일정한 기간의 근로 기간을 지키지 않는 경우 사이닝 보너스를 반환하기로 하는 의무를 지는 것으로 해석된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해서 무효라거나, ③ 피고가 사이닝 보너스 전액으로 원고의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위 돈은 원고에게 주식납입 대금으로 이미 회수돼 원고에게 손해가 없다거나, ④ 이 사건 사이닝 보너스는 피고를 이전 직장으로부터 스카우트하면서 피고의 전 직장에서의 혜택 및 명예퇴직금 수령 좌절에 대한 보상 조로 일회성으로 지급된 위로금 또는 사례금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피고가 원고 회사로 이직함으로써 그 목적을 다한 것이며 그 후 피고가 사직했다고 해서 사이닝 보너스의 지급이 원고의 손해가 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한다.
한편 약정된 사이닝 보너스가 근로계약의 체결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을 가진다고 볼 수 없고, 의무근무기간 동안의 전속 근무 약속에 대한 대가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회사 측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내용, 그러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2. 27. 선고 2011다5134 판결,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다293098 판결 등 참조).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