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청소년의 사회안전망 향상을 도모하는 비영리단체 모스네트워크(Moss Network)가 주관한 장연록 작가 북토크가 7일 개최되며 ‘왜 문제를 말하는 사람이 ‘문제’가 되는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금번 토크콘서트는 2004년 발생한 ‘단역배우 두 자매 집단 성폭력 사건’ 이후 20년째 수사 재개와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는 장연록 작가의 여정을 돌아보고,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장연록 작가는 직장 내 집단 성폭력 이후 이어진 사법 절차에서의 2차 가해 속에서 두 딸 양소라, 양소정 씨와 남편을 잃은 장 작가는 해당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오랜 시간 피해 사실을 알리고 정의를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북토크에서는 사건의 경과뿐 아니라 범죄 피해 이후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인과관계를 법리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현실과 성폭력 범죄 피해에 대한 민사 소멸시효 문제 등 제도적 한계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모스네트워크 홍재현 대표는 “사건 자체만큼이나 그 이후에 이어지는 사회의 태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북토크의 취지를 설명했다. 홍 대표는 범죄 피해 이후 반복되는 2차 가해의 구조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피해 사실이 제기되면 사건의 본질보다 먼저 피해자에게 ‘범죄를 당할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를 되묻는 방식으로 2차 가해가 시작된다”며 “이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규정되고 논의의 장 밖으로 밀려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장연록 작가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피해자들과 그 유가족이 겪어야 했던 고통 역시 우리 사회가 외면해서는 안 될 문제”라며 범죄 피해 이후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는 사례에 대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범죄 피해 이후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는 사례들이 반복되고 있다면 국가가 이를 개인의 선택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 구조와 원인을 조사하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감소 문제를 정치적 구호처럼 반복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서 무엇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지 정면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북토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여러 상황을 돌아보며 인간다움이 상실된 사회의 단면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해 작가님에게 신뢰를 쌓던 이들 중 일부가 기대했던 목적이 이루어지지 않자 돌연 태도를 바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그 과정에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언행이 이어졌고, 작가님께서 큰 충격을 받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이어지는 사회의 태도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며 이러한 문제 인식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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