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문] 보스(Boss)정치 - 송희성 교수

| 2018-05-10 13:02:00

 
 

어느 나라의 정치에서나 정치인무리를 이끄는 보스(boss)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는 특히 오늘날 ‘정당정치’에서 필수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집단이건 의견을 집합시켜 집단구성원을 이끌 ‘탁월한 지도자’가 없으면 그 집단은 존재할 수도 없고 기능도 발휘할 수 없음이 보통이다.

 

내가 늘 말하듯이 우두머리가 많은 단체는 ‘배가 산으로 가는 현상’을 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느 집단, 특히 한 나라의 정당원을 이끄는 보스(boss)는 대체로 다음 여덟 가지를 구비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단체 자체의 파멸을 초래한다. 이는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헌정사에서 무수히 보아온 바이다.

 

단체 특히 정당을 이끄는 리더는 우선 ①모든 정황을 두고 살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②착한 가치관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③청렴한 인물이어야 한다. ④국민의 모범이 될 수 있는 도덕적·윤리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⑤주위사람을 믿되 늘 의심하고 있어야 한다. ⑥나라의 장래를 내다볼 수 있는 비전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⑦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⑧국민을 끊임없이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인물됨을 더 말할 수 있을 것이나 내가 정당 내지 통치의 수장으로 갖추었으면 하는 요소들이다. 말은 쉽지만 이상 말한 인물을 찾기는 어렵다.

 

우리는 1945년 후 70년 이상을 각종 직접·간접의 선거에 의하여 우리의 ‘지도자를 선출’하여 왔으나 헌정사를 보면 국민은 위에서 말한 여덟 가지를 구비한 인물은 대부분 선출하지 못하였고 그것은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발전을 지체시켜왔다.

 

어떤 이는 오늘도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로 지게 되어 있고 거리에서 차들은 굴러다니고 상점들은 문을 열고 사람들은 일상의 생활에 여념이 없는 데 당신은 비관적 이야기만 하고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적으로 국민소득 1인당 3만 불에 육박하고 있으나 외국전문가들의 평가는 우리가 OECD국가 중 상당히 여러 면에서 하위에 속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하루 속히 경제성장에 비례하여 ‘분배정의, 경제민주화’를 이루고 ‘도덕문화국가’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한마디로 말해서 국민의 모두가 노력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정치인이 나라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자부하는 바 정치인들이 가치관·국민관의 획기적 변경 없이는 불가능해 보인다. 사회지도자로서 국가경영을 책임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정치인들이 현재의 매너리즘(Mannelism)에 빠져 있는 한 촉진적으로 국가·사회가 개혁되기는 어려워보인다.

 

다행히 지금의 정부의 지도자는 그 어느 때보다 내가 말한 8가지 요소들을 갖추었다고 보고 또 그 보좌진들도 상당히 ‘개혁적 마인드’를 가진 인물들이 포진해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어떤 신문이 청와대 보좌진 대부분이 운동권출신이라고 비아냥거린 것을 볼 수 있었으나 나는 그것을 ‘기득권자를 보호하는 보수주의’ 변으로 보고 싶다. 과거 국가·사회의 부정을 지적하면서 개혁을 불렀던 인물들이야말로 촉진적으로 개혁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유의해 줄 것은 의욕이 넘쳐 너무 신속히 개혁을 추진하면 기득권세력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개혁·개선을 어렵게 한다. 반대세력을 설득시키는 ‘기술적방법’이 필요하다. 다행히 현재의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기득권세력의 저항’에 대하여 국민은 대부분 지지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럴수록 현 정부를 이끄는 분들은 자만하지 말고 완급을 조정하면서 개혁을 추진하기 바란다. 우리는 고 노무현대통령이 의욕은 좋았으나 ‘보수세력의 굳어져 있는 가치관’을 바꾸지 못하여 개혁이 벽에 부딪혔다는 사실을 늘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현 정부를 구성하는 분들 자신이 청렴하게 정도를 걷고 반대자들을 꾸준히 설득하면 개혁에 대한 보수주의자들의 저항은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본다. 나는 누가 뭐래도 현 문 대통령님은 위에 언급한 8가지 요소들을 갖춘 분으로 보고 또 보좌진·장관들도 그에 준하는 인물로 본다. 임기 내 도록 개혁·개선과정을 주의 깊게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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