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정신건강 위험 수준... 예방·치료 강화법 개정안 발의
이선용
gosiweek@gmail.com | 2015-11-24 14:41:00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6.3%,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높아
직무의 특성상 심리적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소방공무원들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국회의원은 지난 18일, 소방공무원의 정신 건강 예방 및 치료를 강화하는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이하, 소방공무원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소방공무원은 참혹한 현장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 외상후스트레스 증후군(PTSD) 등 심리적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국민안전처가 지난해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한 소방공무원 심리평가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험자는 27.1%, 자살자 시신을 수습한 경험자는 24.4%, 신체가 심하게 훼손된 범죄사건에 출동한 경험자는 17.7%에 달하였다.
또 소방공무원의 외상후스트레스 증후군 치료필요군은 6.3%로 일반인(0.6%)에 비하여 무려 10배 이상 높았고, 우울장애 치료필요군은 10.8%, 수면장애 치료필요군은 21.9%, 문제성음주 치료필요군은 21.1%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한 가지 이상 장애 치료필요군은 39%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재 소방공무원의 심리적 문제를 예방·치료하기 위한 제도는 없으며, 소방공무원이 스스로 심리상담소나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은 후 지불한 비용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현행법에 따라 실시하고 있는 특수건강진단은 신체건강진단 위주의 검사로 정신건강진단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부좌현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심리적 상태에 위협을 주는 상황이 때를 가리지 않고 연중 발생하는 등 정신건강 예방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이에 대한 제도는 미흡한 상황”이라며 “특수건강진단에 정신건강 항목을 포함해 실질적 예방과 치료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 의원은 화재 등의 현장에서 소방공무원의 보조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의용소방대원, 의무소방대원 역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음을 전했다. 이에 따라 의용소방대원과 의무소방대원에 대한 정신건강 교육을 강화해 심리장애 예방 및 치료의 효율성을 제고하도록 ‘의용소방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의무소방대설치법’ 개정안을 함께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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