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수석합격자 박정훈 씨를 만나다

김민주

gosiweek@gmail.com | 2015-10-16 08:50:00

▲ 박정훈(서울대 자유전공학부 4학년)
 

합격의 비결, “주어진 시간, 1년 뿐 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실상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직업도 그 중 하나다. 언뜻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직업이다. 외교관이라는 직업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한 국가의 외교 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일을 하는 외교관은 개인의 영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에 봉사한다는 점에서는 여타의 공무원과 다를 것이 없지만 국익을 위해 국제무대에서 일한다는 것이 다르다. 따라서 환상을 버리고 진짜 필요한 것은 ‘사명감’인 외교관.

올해도 ‘진짜 사명감’을 가진 외교관 후보자들이 선발되었다. 합격자는 모두 37명으로 이에 본지는 그 치열한 경쟁률과 어려운 시험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수석 합격한 박정훈 씨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정훈 씨는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서 외교학을 전공한 올해 만 23세 대학생이다. 수석 합격이라는 소식을 접한 박 씨는 “경제학을 잘 못 본 것 같아서 수석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며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수석합격이라는 좋은 소식을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며 그동안의 수험생활을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Q : 어떻게 외교관 시험을 준비하게 됐나?
A : 평소 국제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박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뭔가 기여한다는 보람을 느끼고 싶어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하였다. 특히 동적이고 항상 도전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외교관이라는 직업이 상당히 매력 있었다고. 
“어릴 때부터 막연히 꿈꿔오다 대학에 와서 코이카 인턴 활동이나 워싱턴 연수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과정에서 외교관이 되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2014년 3월에 본격적인 수험생활에 들어갔다. 그 해 겨울까지는 집과 학교 도서관을 오가며 공부를 하였고, 겨울부터 이듬해 5월의 2차 시험까지는 신림동 고시촌 독서실에 등록해 집에서 통학하면서 다녔다. 
예비순환과 1순환까지는 학원 순환 강의를 충실히 따라갔으며 2순환부터는 필요한 강의를 선택해서 들었다. 또 답안 스터디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늘렸다. 특히, 공부 시간은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다고 했다.  

Q : PSAT 공부는 어떤 식으로 했나?
A : 박 씨는 “혼자 많이 풀어보는 것으로 PSAT를 대비했다”며 맞는 공부법이 제각기 다르지만 본인의 경우, 강의를 듣거나 문제 푸는 법을 공유하는 스터디를 하는 것 보다는 혼자서 풀면서 요령을 터득해나가는 것이 더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평소에 2차 공부를 하느라 PSAT을 전혀 준비하지 못했고 PSAT 시험 한 달 전부터 집중적으로 준비했다고. PSAT를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시기에는 학교로 장소를 옮겨 정해진 시간에 모여서 문제만 풀고 헤어지는 스터디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강제성을 부여했다. 아울러 시중에 나온 강사들의 모강을 2개년 치 씩 구해서 하루에 2, 3개씩 풀고 스스로 피드백 하였고, 기출문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총 3번 정도 반복해서 풀고 시험장에 들어갔다고 한다. 박 씨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60점대에서 80점대로의 점수 상승을 이끌었다.

Q : PSAT 공부의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A : 마치 쉽게 PSAT를 통과한 것처럼 보이는 그녀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박 씨는 “처음에 자료해석이 푸는 속도가 너무 느려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며 “자료해석은 답을 도출하는 ‘요령’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강사들의 모강 해설집에 나온 노하우들을 꼼꼼히 읽어보면서 이것을 체화하려 노력함으로써 점수를 크게 상승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Q : PSAT 막판 1주일 전략은?
A : 시험 전 1주일은 그 어떤 수험기간보다도 특히 더 중요하다. 컨디션 조절이며 마지막 최종 정리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PSAT 시험 1주일 전부터는 모든 문제를 풀려고 하기 보다는 주어진 짧은 시간 내에 내가 풀 수 없는 문제는 전략적으로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평소보다 문제 푸는 양을 약간 줄이면서 스트레스와 컨디션 조절에 힘썼다. 

Q : 2차 시험에서 70.25점으로 수석을 했는데, 그 비결은?
A : 불의타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세세한 내용도 빼놓지 않고 본 것이 이번 2차 시험에서 도움이 된 것 같다. 공부 방법은 수험 기간이 비교적 짧지만 예비순환 때부터 답안 작성 스터디를 하는 등 항상 답안지 작성 연습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수험 기간을 보낸 것이 나름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

Q : 2차 시험에서 어려웠던 과목과 그 대책은?
A : 외교학을 전공하여 경제학 지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공부를 시작한 박 씨는 경제학이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우선, 경제학 예비순환과 1순환 수업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내용을 숙지하려고 노력했다며 황종휴 선생님의 1순환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에서 다루는 기출문제들을 모두 혼자 다시 풀고 숙지하려고 억지로라도 노력을 했다고 한다. 
2순환부터는 강의를 듣지 않고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고 답안 작성하는 연습을 했는데, 황종휴 선생님의 미시 연습책을 사서 전체를 풀고 중요한 문제들을 체크해서 3순환 때 다시 풀었다. 이와 더불어 김진욱 선생님의 기출zip을 사서 자율 답안 스터디를 이용해 문제 전체를 답안 작성해보고 역시 어려운 문제를 체크해 시험 직전까지 반복해서 풀었다. 국제경제학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서 이번 경제학 점수가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법을 전하기가 부끄럽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공부법을 통해 경제학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다고 조언하였다.  

Q : 2차 답안작성의 방법은?
A : 답안 작성의 두려움이나 부담을 없애기 위해 50점짜리라도 답안 작성을 꾸준히 해보려 노력했다고 한다. 실력이 부족한 1순환 때까지는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문제를 보고 책을 찾아서 보며 오랜 시간을 들여 내용을 충실히 구성한 뒤 답안을 작성했으며 그런 과정에서 내용 공부도 많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답안의 논리 흐름을 구성하는 방식도 조금씩 익힌 후 2순환부터는 보지 않고 쓰는 연습을 하려고 노력했고, 3순환 때는 실전처럼 매일 200-300점씩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했다.

Q : 면접 대비는 어떻게 했나.
A : 국립외교원 면접은 모든 2차 합격생이 조를 짜서 함께 스터디를 진행하는데, 마음이 잘 맞고 배울 점이 많은 조원들을 만나 전체 조인트 스터디 외에도 자주 인성면접이나 pt등을 연습했다. 서로 피드백을 해주는 과정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박 씨는 2차 시험을 잘 못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면접에 개인적으로 많은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매일 두 신문사의 신문을 읽으며 중요한 내용이나 유용하게 쓰일만한 팩트 등에 형광펜을 쳐서 스크랩하기도 했고, 박 씨가 면접 스터디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평이 예시를 풍부하게 사용한다는 것이었는데, 이 같은 신문 스크랩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조언했다.
또, 인성면접이 매우 중요하다기에 개인적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일들이나 경험들을 종이에 쭉 적어놓고 그로부터 느낀 점과 영향들을 떠올리면서 생각과 사례들을 정리해나가면서 자신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을 확실히 세우도록 노력했다. 

Q : 외국어토론면접 준비는?
A : 영어 말하기에 두려움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막상 연습을 해보니 중간에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당황했다. 그래서 4명이 팀을 짜서 교내 언어교육원에서 일주일에 1회 영어 면접 코칭을 받았다. 영어면접은 유창한 영어 실력보다는 차분히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 면접에서 어려웠던 점은?
A : 경험 위주의 질문이 주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가치관과 관련된 딜레마 질문을 많이 하였다. 사전조사서 질문에 없었던 구체적인 딜레마 상황 제시 질문을 통틀어 10개정도는 받은 것 같은데, 순발력이 많이 필요했다. 

Q : 자신이 생각하는 면접에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 평소에 자기가 외교관이 왜 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외교관이 되고 싶고 어떤 공무원 상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지 등 가치관과 관련된 질문들에 충분히 스스로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질문들이 전방위적으로 예기치 않게 제시되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고 침착하게 답변하려면 평소에 실제로도 스스로 많은 생각을 통해 가치관을 정립해놓으면 좋을 것 같다. 

Q : 수험기간 중 힘들었던 점은?
A : 사람을 좋아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을 추구하는 외향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단조로운 생활을 견디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주말에는 나들이도 가고 여행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는 등 스트레스를 풀었다. 

Q : 앞으로 어떤 외교관이 되고 싶나?
A : 겸손하게 항상 배우는 자세로 임하는 외교관이 되겠다. 

Q : 예비외교관인 수험생에게 한마디.
A : 실력이 뛰어난 것이 결코 아니고 아직 한없이 부족하지만 조언한다면 “나에게 2-3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1년만이 주어졌다”고 생각하면서 합격이 가능하다고 마인드컨트롤하며 자신감을 가지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감을 갖고, 한 번 늦잠자거나 성실히 못한 것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며 긍정적으로 생활해나가신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 감사할 사람들이 있다면.
A : 무조건적으로 믿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과 동생, 자기 일처럼 울고 웃으며 응원해주고 축하해준 친구, 선후배, 동기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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