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 개최…57대 1 뚫은 ‘멍때리기 고수’ 128명 잠수교서 대결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5-05-09 17:42:36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한강 위에 마련된 특별한 무대에서, 경쟁이 아닌 쉼을 위한 또 다른 ‘승부’가 열린다. 오는 11일 일요일 오후 4시, 서울시는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대회에는 무려 5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시민 128명(80팀)이 참여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장 잘 보내는 이색 승부를 펼친다.
이 행사는 바쁜 도시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쉼’의 가치를 되새기자는 취지로, 2016년 시작 이후 매년 큰 관심을 받아왔다. 누적 신청자는 이미 1만9,403팀에 달하며, 특히 지난해에는 CNN 등 해외 언론이 주목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행사는 11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되며,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90분 동안 의자에 앉아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으며 ‘심박수 안정도’를 기반으로 한 기술 점수와 시민 현장투표로 매겨지는 예술 점수를 합산해 순위가 결정된다. 특히 예술 점수는 시민들의 호응도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현장의 분위기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서울시는 올해 대회를 앞두고 지난 4월 참가자 공모를 진행한 결과, 총 4,547팀이 몰렸고 이 중 사연 심사를 통해 128명(80팀)을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경쟁률은 57대 1에 달했다. 출전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며, 환경공무관, 기관사, 사회복지사, 교도관, 군인 등 평소 바쁘고 강도 높은 일상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대거 포함됐다.
참가자 중에는 황혼육아를 10년간 이어온 60대 할머니, 새벽 4시부터 도심을 청소하는 환경공무관, 서울 지하철을 책임지는 기관사도 있다. 이들은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에게 쉼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회에 나섰다.
대회가 열리는 잠수교 일대에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도 함께 진행된다. 플리마켓, 푸드트럭, 힐링존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돼 시민들에게 색다른 주말의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현대인에게 ‘멍때리기’는 단순한 여유가 아닌, 꼭 필요한 재충전의 방식”이라며 “한강이 시민의 일상에 쉼과 활력을 더해주는 공간으로 계속 진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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