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다”…유치원 교사 사직 고민, 초·중·고보다 더 높았다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05-14 17:36:31
민원 대응·수업 분리 시스템 신뢰도는 1점대
유치원 교사들의 교직 이탈 고민이 초·중·고 교사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불안, 교육활동 보호 체계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치원 현장의 소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은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실시한 ‘2026 스승의 날 맞이 교사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치원 교사의 교직 만족도와 교육활동 보호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11일까지 전국 교사 7,1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유치원 교사의 ‘사직 고민’ 평균은 3.62점으로 집계됐다. 초등교사(3.54점)와 중·고교 교사(3.32점)보다 높았으며 전체 학교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다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면 교직을 다시 선택하겠다”는 문항에서 유치원 교사 평균은 2.24점에 그쳤다. 노조는 유치원 교사들이 현재 교육환경 속에서 교직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교육활동 보호 체계에 대한 신뢰 수준도 낮게 나타났다. “민원 응대 시스템이 실효성 있게 운영되고 있다”는 문항에서 유치원 교사 평균은 1.64점이었고, “수업방해 학생 분리지원 시스템” 역시 1.61점에 머물렀다.
유치원교사노조는 초·중등 중심으로 구축된 교육활동 보호 제도가 유치원 현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불안감도 높았다. 유치원 교사의 ‘아동학대 신고 불안’ 평균은 3.87점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80.8%는 “정당한 교육활동 중에도 아동학대 신고로 피소될까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사직 고민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이 62.8%로 가장 많이 꼽혔다. 노조는 실제 피소 경험 여부와 관계없이 교사들이 상시적인 불안 속에서 교육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교권침해 경험이 교직 만족도와 교직 유지 의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경험의 60% 이상이 교사의 ‘보람 감소’를 통해 교직 이탈 의향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유치원 교사들은 여전히 유아와의 관계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94.7%는 “유아의 긍정적 변화와 성장을 확인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 “교단을 지키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는 61.0%가 “유아들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을 선택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교권 보호 강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치원은 상대적으로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초·중등은 민원 대응과 긴급 분리 조치, 교권보호 시스템 구축이 제도화되는 반면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상 근거 부족으로 현장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유치원교사노조는 ▲유치원 맞춤형 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체계 구축 ▲「유아교육법」 개정을 통한 긴급 대응 근거 마련 ▲악성 민원·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보호 장치 강화 ▲추가배치교사 및 행정지원 인력 확대 ▲초·중등 수준의 법·제도 정비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유아교육의 질은 교사가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시작된다”며 “교육당국과 국회가 유치원 교사의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실질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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