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명과학 새 역사…김빛내리 교수, '노벨상 징검다리' HFSP 나카소네상 받는다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07-13 16:33:03

한국·아시아 연구자 최초 선정…세계적 생명과학상 새 기록
RNA 연구로 유전자 조절 원리 밝혀…mRNA 치료제·백신 기반 마련
역대 수상자 21명 중 4명 노벨상…내년 기념 강연도 진행
▲김빛내리 IBS 단장

 




한국 연구자가 세계적 권위의 생명과학상인 'HFSP 나카소네상'을 처음으로 받는다. 아시아 연구자로도 첫 수상이다. RNA 생명과학 분야를 개척한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우리나라 기초생명과학 연구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7년 휴먼프론티어사이언스프로그램(HFSP) 나카소네상 수상자로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장인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가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HFSP는 1989년 주요 선진국들이 설립한 세계적인 생명과학 연구지원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73개국 8500명 이상의 연구자를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 31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특히 나카소네상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최근 10년간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낸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역대 수상자 21명 가운데 4명이 이후 노벨상을 수상해 '노벨상으로 가는 징검다리'로도 불린다.

이번 수상은 2010년 나카소네상이 제정된 이후 한국인과 아시아 연구자 모두에게 처음 돌아간 기록이다.

김 단장은 2012년부터 IBS RNA 연구단을 이끌며 RNA의 생성과 기능, 분해 과정을 조절하는 원리를 잇달아 밝혀왔다. 특히 '비전형적 RNA 꼬리 첨가(tailing)' 경로를 발견해 유전자 발현의 새로운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연구는 질병 발생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지속성이 높은 mRNA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분자적 기반을 마련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HFSP는 이러한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해 김 단장을 2027년 나카소네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김 단장은 세계적인 과학자 45명과 경쟁을 거쳐 올해 4월 최종 후보에 오른 뒤 지난 6일 HFSP 이사회 승인을 받아 수상이 확정됐다.

수상자에게는 기념 메달과 상장, 미화 1만5000달러의 연구지원금이 수여되며, 내년 열리는 HFSP 연례학술대회에서 기념 강연도 진행한다.

김 단장은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 석좌교수와 IBS RNA 연구단장을 맡아 RNA 생물학 연구를 이끌고 있으며 미국 국립과학원(NAS),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 유럽분자생물학기구(EMBO) 외국인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09년 호암상 의학부문, 2019년 아산의학상, 2024년 임성기연구자상 대상, 2026년 대한민국 정부포상 과학기술창조장 등을 수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그동안 HFSP 프로그램 참여 확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나카소네상 후보 발굴을 지원해 왔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한국인 최초의 HFSP 나카소네상 수상은 우리 생명과학 연구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라며 "세계적 수준의 혁신 연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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