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시장, 능력-직무 미스매치 심각...“학력은 높은데 만족도는 낮다”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5-07-01 13:49:38
PIAAC 조사 결과, 한국은 직무보다 교육 수준 높은 '학력 과잉자' 다수
삶의 만족도, 역량 부족 시 가장 낮아…직장 내 소통능력 결핍도 문제
능력 기반 보상·채용 구조 개편, 중장년 대상 훈련 확대 등 정책 대안 필요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고학력자가 자신의 능력보다 낮은 직무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 노동시장의 현실이 국제조사 결과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특히, 이러한 직무-학력 미스매치가 삶의 만족도 저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책적 개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원장 고혜원)은 6월 30일 발표한 『THE HRD REVIEW』 제28권 2호 ‘조사·통계 브리프’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2주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노동시장 내 능력과 직무 간 불일치 현상과 그에 따른 직장 및 삶의 만족도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인 기술 역량에 대한 부족 인식은 한국이 OECD 평균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일부 핵심 영역에서는 현저한 차이가 확인됐다. 특히 ‘의사소통 및 발표 능력’ 부족을 호소한 비율은 한국이 33%로, OECD 평균(26%)보다 무려 7%포인트 높았다. 이는 직장 내 수평적 소통문화의 부재, 발표에 대한 낮은 자신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또한, 한국은 학력 과잉자 비율이 높은 대표 국가 중 하나로, 이들이 보고한 삶의 만족도는 평균보다 8~12%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이스라엘, 벨기에 플랑드르 지역, 스위스와 함께 하위권에 속하는 수치다. 특히 고학력자가 자신의 교육 수준에 맞지 않는 단순 업무를 수행할 경우, 자존감 저하와 직무 불만족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했다.
한편, 직무와 학력이 일치할 때 가장 높은 삶의 만족도를 보였고, 역량의 경우에는 자신의 기술 수준이 직무보다 높다고 느낄 때 만족도가 더 높았다. 반대로 자신의 역량이 직무에 미치지 못한다고 인식한 집단은 모든 집단 중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았으며, 이는 스트레스와 불안정감, 낮은 자기효능감 등이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이수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능력과 직무의 불일치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무 기반 채용 확대, 역량 중심 보상체계 마련, 전공-직무 연계 강화, 직장 내 교육훈련 활성화, 특히 중장년층 대상 맞춤형 역량 교육 등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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